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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호>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 박현경(화가) * 이 글은 그림 ‘삶 26’을 감상하며 읽으셔야 더 재미있습니다. 아래의 QR코드를 스캔하시면 그림 ‘삶 26’을 컬러로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축축한 어둠 속에서 만났다. 어둠이 그토록 깊고 질퍼덕하지 않았다면, 영영 서로를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즈음엔 검고 굵은 빗방울이 하염없이 내렸다. 하늘은 어두웠고 주위는 붉었다. 하루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했다. 그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씩. 그렇게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두렵고 또 두려웠다. 모든 일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잘 되고 있음을 알았지만, 불안은 도무지 날 놓아주지 않았다. 무력감이 깊은 늪처럼 내 두 발을 잡아끌었다. 아래로 아래로 무겁게 가라앉았다. 어디가 바닥인지 알 수 없었.. 2022. 10. 27.
<126호> 책 숨, 슬기로운 탐독생활 일꾼의 탐독생활 긴긴밤 : 루리 글·그림 이구원 일꾼 깊은 시련과 고통을 감당해야만 했던 전혀 다른 외로운 존재들이 함께 살아나가며 “우리”가 되고 다시 자신의 삶을 향해 나가는 과정이 슬프지만 아름답다. 한 권의 길지 않은 책을 읽으며 기쁨, 슬픔, 분노, 위로, 외로움, 연대, 절망과 희망을 모두 느낀 것은 오랜만이다. 중간중간 펼쳐진 그림들은 밀려오는 아픔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 같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 읽어 보길...특히 상처와 외로움에 힘든 이들에게 묘한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이다. 아프리카 역사 : 존 파커 , 리처드 래스본 지음 / 송찬면 . 송용현 옮김 이은규 일꾼 우리에게 아프리카는 무엇으로 기억될까? 끊임없는 내전과 기아와 질병에 고통받는 아이들의 모습으로? 커피의 주 생산지로? .. 2022. 10. 27.
<126호> 비와 거미줄 비와 거미줄 允 무작정 애쓰며 사는 것이 목표이던 때가 있었다. 그것은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기보다 나를 억누르는 방식이어서 어제도 슬펐고, 오늘도 슬프고, 내일도 슬플 예정의 흐름이었다는 걸 긴 시간 공부하면서도 알 수 없었다면, 한 2년 사이, 겉으로만 하던 공부를 (물론, 이렇게만 말하기 어려운 시간들이지만) 더 깊이 하게 된 이후, 이곳저곳에서 다시, 자기 사랑하는 공부를 하고 있는 시절인연이 내 주위에 응집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그간에도 그 인연들은 나를 돕고 있었겠지만, 이제 그 인연을 알아보고 그 인연들 사이에서 공부하고 알아듣고, 일상에서 그것을 살아보고 넘어지고, 다시 그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며 다시 사는, 내가 좋다. 그걸 내가 볼 수 있어 좋다. 다섯 번의 선교사님들과의 피정을 마쳤다... 2022.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