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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호3

<제75호> 혐오에 지지 않고 끈질기게 행복하길_정미진(활동가) 무더운 여름 시원한 에어컨 바람아래 페이스북을 뒤적이며 쇼파에 널부러진 자세는 여름의 정석일까. 백수의 정석일까. 하고 싶던 일들이 100가지는 되는 듯 했는데 퇴사에 따른 긴장의 끈이 풀리는데 꽤 시간이 걸리는가 보다. 맞물려 최근 손안의 세상은 난민에 혜화역시위에 이때다 싶은 아우성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평소 소화되지 않는 ‘손안의 세상 이야기’는 외면하는 편이였지만 무엇 때문인지 외면하지 못하고 하나씩 열어보게 되었다. 손안의 세상 때문인지, 퇴사때문인지 눈뜨고 반나절을 근육통에 시달린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백수인 탓에 그 근육통을 진통제로 대응하지 않고 그냥 일상과 함께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손안의 세상은 나의 일상에 침투하기 시작한다. 그 중 첫 번째는 난민에 대한 가짜뉴스.. 2019. 10. 15.
<제75호> 바람 한 줄기_允(잔디)  홀로 깨어있는 깊은 밤. 카페인은 안돼 하면서도 나에게 선물하는 고요 한 잔. 보리차나 물 한 잔이 나을까 갈등 한 잔. 그래도 고독은, 쓴 커피지 여유 한 잔.  여름 비 맞으며, 이젠 손자손녀가 쓰지 않는 어린이집 가방 속에 고추끈을 넣고, 절룩거리는 발걸음으로 고추밭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시며, 고추끈 매는 그를, 미련하다거나 욕심이 많다고 할 순 없겠지. 그리 키운 먹거리를 자식에게 나누어주시고, 장에 팔거나 이웃에 팔아, 쪼개어 당신 용돈 쓰실, 어린이집 가방만치 작은 체구의 낯모르는 어머니. 살아오시는 내내 발뒤꿈치가 닳았을 당신...  가끔 나를 통해 밖으로 나간 글과 나,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글과 나를 함께 보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아직 내게서 나가지 않은 글을 내안에 담고 있는.. 2019. 10. 15.
<제75호> 힘듦 그 신호에 감사하며_하재찬(회원, 사람과 경제 상임이사) 오늘은 몸도 맘도 힘들었다. 요즘 들어 그렇다. 왜 일까? 잠시 일과 시간을 꼬깃꼬깃 꾸겨 주머니에 넣고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본다. 일이 왜 힘들까? 일의 성격이 나하고 잘 맞지 않나? 일과 관련된 사람들과의 관계가 힘든가? 일과 관련된 물리적인 조건이 어렵나? 하나 둘 마음을 살핀다. 사회적경제라고 하는 이 일의 성격. 소시민인 우리 일상과 생활의 필요와 욕구를 우리 스스로 해결하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사회 참여와 관계의 빈곤을 극복하는... 이 일의 성격이 나와 잘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 아닌 것같다! 일과 관련된 사람들과의 관계. 가끔 불편하고 긍정적이지 않은 의도를 갖고 있는.. 나와는 색과 결이 다른 사람을 만나곤 하지만, 지금 내가 하는 일을 통해 만나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나보다 성숙하.. 2019.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