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약방문이라도.....
배상철 (마을N청소년 대표, 인권연대 ‘숨’ 회원)
■ 환호와 탄식.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노동자 출신 김영훈 장관을 임명하고, 대한민국에서 ‘산업재해를 줄이지 못하면 장관직을 내려놓으라’ 할 때 국민의 기대감은 상승했다. 지난 7월 25일 대통령이 직접 SPC삼립 시화공장을 방문하여 산업 현장에서 유명을 달리한 노동자들의 명복을 빌며 ‘더 이상 사람이 죽지 않는 사회, 일터가 행복한 사회, 안전한 사회를 꼭 만들겠다’라고 밝혔을 때 국민은 손뼉 치며 호응했다. 또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을 벗고 자살률과 교통사고, 산재 사망 등 과도한 사회적 죽음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 지시했을 때 국민은 환호했다.
지난 19일 경북 청도군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마산으로 향하던 무궁화 열차에 선로 근로자 7명이 안전 점검 작업을 하다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중상자 4명, 경상자 1명이 발생했다. 20일에는 이태원 참사 현장 지원 이후 우울증을 앓던 20대 청년 소방관이 실종 10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건 사고 모두 이재명 대통령의 ‘과도한 죽음을 막으라’는 지시가 내려진 후 발생한 사건 사고라 안타까운 마음에 국민은 탄식했다.
■ 사후약방문이라도...
코레일 열차 사망사고, 이태원 참사 실종 소방관 죽음을 보며 '사후약방문이라도' 제대로 살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사후약방문. 죽은 뒤에 약의 처방을 한다는 뜻으로, 때가 지난 뒤에 어리석게 애를 쓰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큰일을 치르고 나서야 뒤늦게 대책을 마련한다는 의미이다. 일종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다.
그동안 여러 유형의 코레일 열차 사고가 있었다. 열차 운행 중임에도 작업을 강행해 노동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2019년 밀양역 사고'나 지난해 철로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서 발생한 구로역 열차 사망 사고가 대표적이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그때마다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한다 했다. 그럼에도 또다시 이런 참사가 발생한 데는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지 않았거나, 포괄적 대책 매뉴얼이 없거나, 잘못된 매뉴얼, 잘못된 재발방지대책이었거나 중 하나일 것이다.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여객기 참사 등 사회적 참사 이후에 발생한 사고도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지 못했거나 잘못된 재발방지대책이거나 중 하나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태원 참사 수습 소방관이 오랜 시간 트라우마로 고생을 하다 목숨을 끊은 비극적 사건은 참사 후 대책에 소방관과 같은 치유의 대상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결과이다.
■ 국민주권정부 뭣이 중한디...
이재명 국민주권정부가 할 일은 사후약방문이라도 마련되어 있는지, 마련된 사후약방문이 실효성 있는 제대로 된 약방문인지 꼼꼼하게 살피는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여객기 참사와 같은 사회적 참사 유가족과 간담회 자리에서 "국가가 국민이 위협을 받을 때 그 자리에 있지 못했다"라며 "책임 못한 정부 대표해 사죄드린다."고 했다. "국가의 부재로 인한 억울한 국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했다.
이대통령의 말대로 "국가의 제1의 책임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사회적 참사 이전이건 이후이건 1명의 죽음이건 100명의 죽음이건 코레일 열차 사고이건 이태원 참사 사고 수습 소방관의 죽음이건 죽음의 무게는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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