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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소모임 일정 안내/남성페미니스트 모임 '펠프미'

우리의 활보는 사치가 아니야

by 인권연대 숨 2025. 11. 25.

펠프미 서른 여섯 번 째

 

우리의 활보는 사치가 아니야

                                           휠체어 탄 여자가 인터뷰한 휠체어 탄 여자들 - 김지우

 

이은규

발랄하고 경쾌하다. 책 제목부터가 그렇고 디자인도 쾌활하다. 내용은 더할 나위 없이 팔딱팔딱 요동치고 있다. 휠체어를 탄 여자 지우가 휠체어를 탄 여자들 지민, 성희, 서윤, 다은, 윤선, 효선을 만나며 인터뷰한 내용을 묶은 책. 그녀들은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며 미래 지향적이다. 마치 우린 멈추지 않는다아니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선언하는듯하다. 이들의 목소리는 서로 어울려 서로를 나아가게 하고 있다. 이토록 웃음띠고 부드러운 연대라니... 11월의 눅진한 미세먼지 따위들에 짓눌려 살짝 우울했던 나에게 쨍한 겨울바람으로 다가와 준 책. ‘우리의 활보는 사치가 아니야이 책을 읽는 동안 신나게 숨 쉴 수 있어 좋았다.

 

탈시설화와 더불어 장애인의 자립생활이 끊임없이 이야기되고 있다. 아쉬운 점은, ‘어떻게' 자립을 시작해야 하는지. ‘무엇'이 자립생활 유지에 도움이 되는지 이야기해도 부족한 마당에 장애인이 '' 자립해야 하는지 논의답지 못한 논의가 여전히 오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통념으로는 사람이 태어나 자라고 일정 시점이 되면 양육자로부터 독립해 살아가는 것이 마땅한 수순이라고 여기면서, 장애인의 사례에서는 왜 이 기본적인 전제마저 자꾸만 부정하는 걸까. 이런 사회 속에서 성희 언니는 자취를 한다.”

 

“ "너 하나 때문에 바꿀 수는 없어."라는 말을 들었던 수많은 순간을 기억한다. 언니의 이야기는 달랐다. 항의할 문제가 있으면 항의하는 일, 학교가 학생의 이야기를 '사소한 민원' 이 아닌 '개선에 대한 요구'로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태도, 공동체 구성원들이 상의와 토론의 과정을 거쳐 보여 주기식 해결책이 아닌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순간이 놀라웠다.”

 

혹자는 우리의 삶이, 빠르게 변화하는 신체가, 고통이 수반되는 관절이, 예상 못 한 채 맞이하는 어려움이 그저 고통스러울 거라고 상상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밋밋한 상상의 반대편에서 새로운 일상을 발견하고, 돌발적인 실수에 웃어 버리고, 비슷한 몸과 연대하며 단단한 마음을 채우고, 때로는 그저 무시하며 계속 살아간다. 때때로 울고 아프고 수치스럽더라도, 그것이 우리의 전부가 아님을 알기에 두렵지 않다. 투박한 프레임으로 납작하게 짓이기려 해도 우리의 삶은 틈새를 비집고 나와 다채로운 흔적을 남길 것이다.”

 

미국에서 장애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내게 이 지원이 얼마 만큼, 왜 필요한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다 보니까 '셀프 디터미네이션(self determination, 자기 결정 능력)' 그리고 셀프 애드버커시 (self advocacy, 자기주장)' 이 두 가지가 굉장히 중요해요. 특수학교에서 장애학생들에게 정말 많이 가르치는 능력이 바로 이거예요. 숫자 세는 것도, 자기 이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거보다 더 중요한 게 이 두 가지예요.”

 

저는 '생활'을 가르치면 좋겠다고 많이 얘기해요. 아이들한테 기능적인 걸 교육하자, 밥하는 것, 빨래하는 것도 가르치고 자기 생활을 꾸리는 법도 많이 가르치자. 사회 속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과정도 많이 배우고, 지역사회의 공공시설 이용하는 방법도 좀 가르치자고 강조해요.

물론 지금도 교육해요. 근데 그거를 열 여덟이 돼야 시작해요. 저는 아기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얘기하죠.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부터 어떤 옷을 입을지. 무엇을 먹을지 결정해 보도록 하고, 집안일 할 때 참여하게 하고 하는 것처럼요. 그래서 부모 교육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자주 해요. 선생님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고요.”

 

"숫자 세기, 글자 쓰기보다 자기주장을 배우는 게 중요해요.“

이구원

작가가 운영하는 우튜브의 구독자인 난 이 책이 출간되기 전 초본의 인터뷰들을 사전 신청해메일로 받아서 훑어보았다. 사실 당시만 해도 궁금해서 신청은 했지만 제대로 읽지는 못했다. 종이 책이 아닌 경우 꼼꼼히 잘 못 읽는 나의 습관도 있고 내용을 죽 훑어봤는데 턱 막히는 불편함이 들었다. 작가도 그렇고 작가가 만난 장애 여성들은 내가 아는 대다수의 장애인, 그리고 내 자신의 현실과도 너무 달랐다. 물론 그들의 삶에도 차별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들의 태도는 너무나 밝고 당당했다. 그리고 당시의 내가 느끼기에 그래도 그들은 도전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와 실패해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는 안전망이 존재해 보였다. 이 번 펠프미에서 이 책을 선정하고 다시 읽으며 내 불편함의 근원이 비판적인 시각에서만 나왔는지 돌아봤다, 그러고 보니 사실 근본적으로 나의 불편함은 시회적 비판의식보다 부러움과 질투가 더 컸던 것 같다. 나이와 관계없이 언니라 칭할 수 있는 자매애와 서로가 서로의 힘이 되어주려 하는 연대감이 부러웠다. 인터뷰한 여성들의 자유로움과 자신들의 삶을 자유롭게 살아나가는 당당함이 부러웠다. 이 사실을 인정하거니 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책 자체는 가볍고 경쾌해 금방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일상에서의 여러 공감대도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일고 나서 장애인권운동 판에 염증을 느겼던 것이 사랑 없는 분노에서 비롯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이가 가장 많은 효선 언니의 인터뷰 내용 덕분에 아프고 병들어가는 몸에 대한 나의 두려움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었다. 더 많은 자매애와 연대거 세상에 퍼져 나가길 바란다. 그리고 나 또한 내 주변과 내 삶을 조금 더 사랑해야 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나순결

왕언니 서윤으 말. 자신으 몸을 탐험해야 헌다는 것, 이 지점 저 지점으 감각정도를 소상히 꾀야 헌다는 거. 상대방이 팀험헐 수 있게 이끌어야 된다는 것. 그거이 안전허구 즐거운 섹스루 가는 길이라는 거. 바루다가 솟구치는 생각. '팔을 사용헐 수 없는 장애자는 어찌혀야 되는감? 일본 맹키루 '하얀손'거튼 자원활동집단으 도움을 받구 있는건가!

-200쪽 그러지그러지, 금강산도 방분권방뇨권 다음인거지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국 무장애 여행지 39전윤선

-장애를 이기는 동그란 지퍼

-배지 '도움이 필요한지부터 물어봐 주세요.

-휠체어 언니들이 한바퀴 더 구를 수 있는 세상

-오소리 같은 언니는 한순간에 자라지 않는다

-'복도엄마철폐법' 언능 맹글구 언능 시행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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