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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현경이랑 세상읽기

‘화장실 불법촬영’ 장학관 체포,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책임 없나

by 인권연대 숨 2026. 3. 25.
‘화장실 불법촬영’ 장학관 체포,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책임 없나

 

박현경(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 사무처장)

 

충북을 떠들썩하게 만든 그 사건은 225일 일어났다. 부서 직원들과 회식 중이던 A 장학관이 식당 남녀공용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했다가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된 것이다. 장학관은 충북 교육의 중요한 사항들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며, 무엇보다 한때 교사였던 사람인데 이런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경악스럽다. 그런데 경악스러움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225일 저녁 체포돼 자정을 넘겨서 26일 새벽까지 경찰 조사를 받은 A 장학관은 자기 부서 여직원에게 자신을 데리러 오라고 지시했고, 여직원은 택시를 타고 A 장학관을 데리러 가 관사까지 데려다주고는 귀가했다고 알려진다. A 장학관이 저지른 불법촬영 범죄의 피해자일 수 있는 여직원에게 이런 역할이 요구됐다는 것은 명백한 2차가해이자 직장 내 괴롭힘이다.

 

충청북도교육청은 226A 장학관을 직위해제했다. 그러나 그는 36일까지 계속해서 충청북도교육청 관사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227일에는 교육감실에 찾아가 교육감을 독대한 뒤 자기가 근무하던 사무실에 가서 한 시간 가량 짐을 챙겨 나갔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이 사용하던 컴퓨터를 켜기도 했는데, 여죄의 증거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있는 컴퓨터를 그가 조작하는 동안 아무도 그를 제지하지 않았다. 이 모든 일이 그가 저지른 불법촬영 범죄의 피해자일 수 있는 같은 부서 직원들이 있는 앞에서 이루어졌다. 충청북도교육청은 대체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 그리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A 장학관은 경찰 조사에서 다른 식당에도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적이 있음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진다. 상습범이라는 얘기다. 한편, 그는 진로진학팀장으로 재직 당시 한 학교 교원들의 협의를 거쳐 학교장이 결재해 게시한 학생 추가 모집 공고를 취소하도록 학교장을 압박해 결국 모집 공고를 취소시키는 등 갑질과 직권남용의 전적을 갖고 있다. 그런 사람이 장학사 시험을 통과하고 장학관으로 승진해 승승장구하는 동안 어떤 인사검증시스템이 작동한 것일까. 더욱이 그는 윤건영 교육감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으며 202631일자로 교육청 내 요직 중의 요직인 자리로 발령받은 상황이었다.

 

충북교육청 간부 비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61월에는 청주교육지원청 교육장 B 씨가 직원에 대한 갑질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견책 처분을 받기도 했다. B 씨는 도교육청 기획국장이던 시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와의 노사협의회 자리를 도중 뭐해! 나와!”라고 소리치며 교육청 위원들을 모두 이끌고 나가 노사협의회를 파행으로 이끌기도 했다.

 

이어지는 간부 비위와 그들의 권위주의적이고 몰상식한 행태는 이번 불법촬영 사건이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충청북도교육청의 조직문화 그리고 인사검증시스템의 문제를 보여주는 중요한 징후임을 알려준다. 한 조직의 조직문화와 인사검증시스템이 건강하지 못하다면 결국 그 책임은 수장(首長)을 향한다. 윤건영 교육감은 자신의 책임과 부족함을 인정하고 도민 앞에 공식 사과해야 한다. 조직문화 혁신과 인사검증시스템의 근본적 재검토,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실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312일 충청북도교육청에서 충북교육연대,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충북여성연대, 충북젠더폭력방지협의회와 함께 성범죄 장학관 즉각 파면! 충북교육청의 책임 있는 인사혁신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또한 317일 국회 소통관에서는 강경숙 의원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지고 경찰과 교육감을 강력 규탄했다. 이 기자회견은 강경숙 의원실의 요청에 따라 의원실과 전교조 충북지부의 소통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111개 연대단체가 연명으로 뜻을 함께했다. 한편, 전교조 충북지부는 충청북도교육청에 윤건영 교육감과의 면담을 요구하여, 331일 윤건영 교육감과의 면담을 앞두고 있다. 이 사건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흐지부지 잊혀지는 일이 없도록 전교조 충북지부는 계속하여 사건 처리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언론 대응을 비롯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 글은  2026 년  3 월  21 일  < 민중의소리 > 에 게재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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