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오는 날개
박현경(화가, 교사)
1.
일곱 번째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전시 제목은 <내게 오는 날개>. 2026년 5월 25일 월요일부터 6월 6일 토요일까지, 청주향교 올라가는 길 ‘아트센터 올리브’에서 열린다. 전시 첫날인 5월 25일 월요일 오후 3시에는 오프닝 행사가 있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구상 중이지만 확실한 것은 첫째, 그곳에 맛있는 음식과 음료가 있을 것이고, 둘째, 그 시간이 아주 재미있을 것이고, 셋째, 따라서 여기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은 참석한 사람들을 몹시 부러워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나는 전시 기간 중 가능한 한 많은 날을 전시장에 있을 수 있도록 연가를 쓸 계획이다. 나를 통해 이 세상에 나온 그림들에 둘러싸여 그림들을 마음껏 바라보고, 그림들과 마음속으로 이야기 나누고,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겠다.
2.
“왜 천사가 떨어지고 있어요?”
“사람들을 만나려고요.”
“왜 이렇게 눈[目]이 많아요?”
“사람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요.”
“왜 눈물을 흘려요?”
“사람들이 가여워서요.”
“제목이 뭐예요?”
“‘초코눈물’이에요.”
‘초코눈물’이라는 제목의 실크스크린 작품에 부치는 글이다. 이번 전시의 주제를 담고 있다.
3.
지난 수년간 나를 움직여 온 화두는 ‘삶의 자세, ‘사람과 세상을 대하는 자세’의 문제다. 관찰하고 관망하고 관조하는 삶을 살 것인가, 뛰어들 것인가. 중립을 지향할 것인가, ‘편드는 사랑’을 할 것인가. 불의나 부당함 앞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질문들에 이미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면 그건 성급한 일일 것이다. 아마도 평생 세상과 몸으로 부대끼며 답을 찾아나가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지만, 그간 우여곡절을 겪으며 도달해 있는 나의 현재 좌표는 ‘세상 한복판에 뛰어드는 삶’, 그리고 ‘적극적으로 편드는 사랑’이다. ‘불의나 부당함 앞에서 선명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지혜롭게 저항’하고자 한다. 한때는 세상 모든 일들과 거리를 둔 채 나 혼자만의 평온하고 조용한 삶을 강렬히 추구했었다. 하지만 그런 내 자신이 사실은 세상과의 그리고 사람들과의 연결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용기 내어 활동가로서의 삶에 발을 내딛었다.
4.
이번 전시에 선보일 천사 이미지들은 내가 지향하는 삶의 자세를 형상화하고 있다. 이 천사들은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어 한다. 사람들과 공명하며 눈물 흘리고, 함께 기뻐한다. 평온하기 그지없는 천국을 스스로 빠져나와 사람들 사는 세상을 향해 뛰어든다. 그 어떤 경계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점잔 빼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솔직히 인정한다.
‘내가 지향하는 삶의 자세’가 이제는 확정되어 최종판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성급해도 너무 성급한 일일 것이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한 나의 대답은 앞으로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다만 시간이 나에게 가르쳐 주는 대로 찾아낸 현재 나의 자리에서의 지향을 표현한 것이다.
이번 전시의 천사 이미지 속에서 관람객들이 어떤 독특한 애티튜드를 발견하고 이를 자신의 삶과 관련지어 생각해 보시길 기대한다. 그렇게 그림을 통해 작가와 대화하시길 기대한다. 그 ‘말 없는 대화’를 통해 이루어질 수많은 연결들을 기대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