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뇌에 정보의 축적을 통해, 사과나 강아지를 직접 보지 않고도 그것의 모양, 색깔, 맛, 소리, 등을 머릿속에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개념을 형성할 수 있다. 만약 동물이 오감을 통해 인식된 정보가 뇌에 저장(축적)되지 않았다면, 마치 지구는 온통 식물만의 세계가 되었을 것이다. 다행히 정보의 축적은 개념형성을 가능 하게 했으며, 개념의 축적은 다발을 이루어 관념을 형성 하였다. 또한 관념은 순차성으로 또는 동시성으로 개념을 인식하여 판단하고 선택하는 과정이 사고(思考)로 나타나며, 사고(思考)의 결과물이 사상으로 표출된다. 그 외 상상, 회상, 기억, 지식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의식현상’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 본질에서 인간과 동물이 다르지 않다. 다만 동물에서는 인간과 같이 고도로 진화한 언어와 뇌가 없기 때문에 ‘의식의 공유’가 극히 제한적이며, 정보의 발생, 인식, 저장, 전달, 공유가 모두 단백질의 새로운 생성이나 구조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생존, 성장, 번식에서 생물의 ‘폐쇄된 영역’에 국한되어 있다. 그러나 인류는 ‘의식의 공유’ - 특히 ‘관념의 공유’는 동물의 세계에서는 불가능한 ‘정보의 공유현상’으로서, 인간은 동물과는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인류와 침팬지의 DNA 염기서열이 겨우 1.6% 차이에 인류의 문화, 문명이 있다. 문화, 문명의 발생과 형성은 생명체 밖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단백질 정보로는 불가능한 현상이다. 생물에서 ‘생명현상’은 ‘정보의 물질화 현상’이며, ‘의식현상’은 ‘물질의 정보화 현상’으로서 ‘폐쇄된 영역’ - 세포 내에서 전자는 RNA가 기능을 담당하고, 후자는 DNA가 담당하고 있다. 문명은 ‘개방된 영역’에서 RNA의 기능이며 문화는 DNA 기능으로서, 문화, 문명을 형성하는 그 정보가 단백질이 아니라 ‘개념의 공유’라는데 인간과 동물의 차이가 있다. 만약 인류에게 언어를 통한 ‘의식의 공유’가 없었다면 문화, 문명의 발생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는 보통 이 언어를 통한 ‘의식의 공유현상’을 ‘정신현상’이라 인식하고 있으며, 인류는 생명권 위에 정신권을 형성하여 지금까지 생물이 걸어 온 길 - 단백질 세계에 종지부를 찍고, 정신의 세계에서 새로운 진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일찍이 샤르댕은, 단백질 정보에 의한 생물의 진화가 인류에게서 끝났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약138억 년 전 ‘빅뱅’이래 물질에서 생명이 출현하기까지 약100억 년이 걸렸다.(적어도 지구상에서는 그렇다.) 다시 생명에서 정신이 출현하기까지 약40억 년이 걸렸다. 40억 년 후, 정신은 어떤 모습일까? 물질 - 생명 - 정신은 바로 ‘빅뱅’ 스스로가 자신을 알아보는 ‘정보의 축적형태’로써 인류에게 와서 그 정보는 개체성을 띠게 되었다. DNA - 생명권 공진화의 정점에서 출현한 인류는 인간 개체가 하나의 생명권으로서, 인간에게는 A-T(U)-G-C ‘생명정보’ 고리가 약 30억 개나 연결되어 있
는데, 이것은 인간 개체가 지난 약40억 년 간 ‘지구 생명사’의 축적된 ‘생명정보’로서 함축되고 완결된 완전한 생명체라는 의미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또 다른 한 개의 정신 소립자로서 새로운 진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생물에서 ‘생명현상’과 ‘의식현상’은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생명체 내부에서 생명정보가 의식정보로, 의식정보가 생명정보로 직접 전환은 불가능하다. 생명과 의식의 상호 전환은 ‘생명권’(생태환경) 내에서 동물의 생존적응력과 'RNA-DNA'변이의 축적과 유전을 통해서 새로운 種의 출현으로 나타났으며, 생물진화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진화의 길은 동물에서는 불가능한, 언어를 통한 ‘의식의 공유’는, 생명과 의식이 하나로 수렴되는 제3의 정보물질 - 정신이 출현함으로써 인류는 생명권 위에 정신권을 형성하여 정신정보가 축적되는 진화의 길이다.
약1만 년 전, 목축과 농경에 의해 먹거리에서 해방되기 시작한 인류는 자연을 유심히 관찰하여 모방한 덕분이었다. ‘목축과 농경’의 시작은 바로 ‘먹거리에서 해방’뿐만 아니라, ‘단백질 정보’ - 생물의 ‘폐쇄된 영역’에서 ‘개방된 영역’으로 전환되는 새로운 ‘정신정보’ 패턴의 증거이다. 곧 ‘자연의 모방’은 바로 ‘생명정보의 의식화 현상’으로서 인류 고유의 영역이다. 오늘날 우리는 생명뿐만 아니라 붉게 노을이 지는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인간의 한 내면임을 자각하고 있다. 이것은 정신이 물질과 생명의 소산으로서 약138억 년 전 ‘빅뱅’이래 축적된 정보이기 때문이다. 정신권 내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 인간은 생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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