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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살며 사랑하며

<제55호> 꺼지지 않는 촛불 그리고 희망..._임경미(옥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by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다. 2019. 10. 22.

 

 

매일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다. 그런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일주일이 되고... 그런 시간이 반복되고... 엄마라는 직분(?)을 충분히 못할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아이들이다. 눈을 맞추고 대화할 시간, 함께 놀이할 시간, 바쁘고 힘들다는 이유로 쓱 밀쳐두어 항상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생각과 몸이 따로 노는지 미안함은 또 다시 마음 한켠에 밀어놓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또 하루를 살고 있다. 매일 찾아오는 일상... 아직 해야 할 일도 많고 나를 기다리는 일들도 겹겹이 쌓여있다. 하지만 요즘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막장드라마보다도 더 막장 같은 이야기들 때문이다. 그 이야기 속엔 한 나라의 수장이 막장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어 공주, 꼭두각시, 하물며 길라임 역까지 하며 현 정부를 무정부상태로 이끌고 있다. 껍질을 벗기면 벗기는 대로 나오는 헉헉 소리 나게 터져 나오는 비리들, 속을 파면 팔수록 얼키설키 엮여 있는 사람들 모든 것이 확연히 드러난 범죄들을 두 손으로 눈을 가린다고 해서 보지 못하는 게 아닐 진데 입만 열면 거짓뿐이다.

 

하물며 대국민사과를 하겠다던 대통령은 페르소나(persona)을 쓴 체 난 아무것도 몰라요. 라는 표정을 지으며, 되도 않는 연기로 쇼를 하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진정 아는지 모르는지 국민을 조롱이나 하듯 뻔한 거짓말들을 나열하고 있다. 누구나 진실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나라를 파탄으로 이끄는 거짓투성이인 대통령은 이제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 정말 슬픔과 화남, 그리고 수치감마저 든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 대통령의 무능력함의 바닥까지 보게 될 준 몰랐으니 말이다. 그 무능력함은 유치원생들이 놀이를 하며 나누던 대화 속에도 담겨져 있다. 같이 놀다 티격태격 하던 아이들이 화가 나서 하는 말이 넌 박근혜 대통령이야하자 상대방아이가 운다. 자기에게 욕했다며 엄마를 부르며 달려간다. 한번쯤 대통령이 되겠다던 꿈을 키웠던 아이들이 이제 대통령이라는 것이 욕이 되어버렸다. 어린아이들에게서 참으로 많은 꿈을 빼앗아간 대통령은 부끄러워해야하고 반성해야하고 책임져야 한다. 그렇게 버티고 시간이 지나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국민들의 분노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렇게 국민들의 분노는 하나, 둘 촛불을 켜고, 엄중하게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 외침 속에는 책임감 없는 박근혜대통령과 함께 했던 죄가 드러난 사람들과 보이지 않는 책임자들도 포함된다.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즉각 퇴진하는 것이 국민들의 분노를 삭이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지난 12, 19일 매주 서울 광화문광장, 지역의 곳곳의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거리를 행진하던 유치원 아이부터, 70세의 어르신이 함께 한 100만이 넘는 촛불은 쉬이 꺼지지 않을 것이다. 그 하나하나의 촛불엔 절실하게 바라는 희망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나오는 유치원 아이들과 자발적으로 나오는 중, 고등학생들을 보면서 어른으로써 왠지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부끄럽고 미안하고, 또 미안했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 손잡을 수 있고 내 옆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앎으로써 100만의 촛불이 다가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희망을 보았다. 꺼지지 않는 촛불 그리고 희망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는 멈추지 않고 오늘도 촛불을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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