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처럼
내 자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며
스스로 나를 지탱해 가고 있어요.
그러니, 오 총명한 사람이여
당신 또한 너무 두려워할 것 없어요.
행복하기만 한 사람,
늘 불행하기만 한 사람 뉘 있겠소.
삶이란 바퀴의 테처럼 위로 아래로
늘 바뀌는 거 아니오?
- 칼리다사의 「메가두타」중에서.
결국, 나는 내발자국 내며
여기까지 걸어왔다.
눈치 보며.....
착하고 싶다고는 생각지 않았으나,
대체적으로 모나지 않게 굴려고 노력하며,
속과 겉이 다르게,
아니 이 표현보다는 속에 있는 부분을,
생각을 드러내지 않으려하며,
드러내더라도 상대가 좋아할 방향으로,
내속이 편하기보다 웬만하면 상대가 속 편할 방향으로...
허나, 그 선택이 과연 상대를,
나를 편안하게 했을까?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던
빈 나뭇가지에서 초록이
꽃처럼 피어나는 지금,
나는 내가 머무는 자리,
변하지 않고, 머물러있는 내 모습이 싫어,
떠나고 싶었다.
내 형체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출근길에 하얗게 피어난 목련을 잠시라도, 서서, 바라보고 싶었으나,
출근 시간이 빠듯하여 그냥 내질러
차를 모는 나에게, 서운하였다.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잠재우고 싶다.
꿈틀거리는 서운함들,
용솟음치는 분노들,
쓰러지는 실망감들,
그것이 뒤엉켜 혼란스러운 감정들...
상대의 마음에 이끌려
내속을 후벼파는 생각들,
내 마음을 속이는 그런 짓은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 생각, 생각들.
그런 모든 생각들을 붙잡고 괴로워하고 있는 나...
내가 다가가고 싶을 때
다가가고
내가 열려 내보이고 싶을 때
열어 보이고,
내 뒤가 끌리는,
내 영혼을 끌어당기는
상대의 에너지를 내가 거부하고자 할 때는 거부하고 싶다.
거부하고 싶을 때는, 그것이 싫다고
표현하고 싶다.
헌데
내가 잡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 무엇을 왜 잡고 있는지
나는
고요히
그것을 들여다보고 싶다.
깊게, 고요하게.
지금은 웅크리고 있는 시간,
한껏 기지개 펴는 순간이 빠른 시일 내에 오지 않더라도,
이번에는,
좀,
보고 싶다.
만나고 싶다.
나는 무엇을 잡고 있을까...
그것을 왜 잡고 있을까...
이 생각의 끝에서 나는 내 부모에게서
분리되고 싶다. 내 속에서 나를 조종하는 그 목소리에서 떠나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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