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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산 위에서 부는 바람

<제69호> 마음 두 조각..._잔디(允)

by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다. 2019. 10. 1.

바람은 언제나

당신 등 뒤에서 불고

당신 얼굴에는

해가 비치기를,

이따금 당신 길에

비가 내리더라도,

곧 무지개가 뜨기를...

 

아일랜드 어느 부족의 분들이

기도드리는 문장을 그대에게

전합니다.

연말에, 새로 받은 시간을 정성들여

살아갈 우리들에게 축복을 비는

마음으로 읽어주는,

한 해라는 시간을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위로로 전해주는,

뉴스 속 앵커의

따뜻한 음성을 들으며,

위안 받았어요.

그대에게도 드리고 싶어요.

 

외롭거나

힘들까봐...

카톡 대문이 닫혀있는 것 보니...

마음 쓰여서...문자 보냈어.

그리고, 십이월에 선물하고 싶었는데...

우리 집 아이들이 세 명이나 생일을 맞았고,

크리스마스까지 다가와서 빠듯했어.

헌데, 지난주에 뜻밖에 강의 하나하고

여유가 생겨서 이번 달에서야

조금 보낼 수 있었지.

너도 알다시피 내가 마음은 있는데,

행동하는 속도나

행동하는 횟수가 너와 달라서...

네가 서운한 적도 많았잖아.

내마음 전하고 싶었어...

지난 해 보내면서,

가장 힘들었을 거라 생각이 드는

사람이 너였거든.

실은, 엄마 간호하고 와서,

몸이 계속 아팠어.

밤에 엄마 이불깃 움직이는 소리조차

긴장하고 듣고 움직이고,

밤에 춥게 자서인지...

몸이 많이 힘들고, 틈만 나면 눕고 싶고...

그러다가, 네 생각이 많이 났지...

그 어느때보다.

매일을 아픈 분들을 만나는데,

엄마 수술 받으시고, 가장 힘든 시간에,

곁을 지겼던,

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버지와의 대화 속에서도 답답함과

막막함 참 많았을텐데...

그것을 고스란히 겪어내는 것이

참 힘겨웠겠다...

그런 생각들이 한꺼번에 다

내 마음에서 일어나더라고...

그래서 혼자 좀 울었지.

때론 가족이란 거 부모도 다 내려놓고

홀가분하고 싶으니까...

너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

다 내 생각일지 모르지만,

내가 정성으로 하여도

다른 사람은 몰라 줄 수 있고,

그게 어느 때는 참 외롭더라고...

그래서, 누군가 보내준 선물로

따뜻하고, 여유로운 한 때

보내면 좋겠다 싶었어.

네 생일은 아직 며칠 남았지만...

얼마 안되지만,

가난한 산타의 소박한 선물이라 여겨 주기를...

어떤 이에게는 그 소박함이 최선일 수 일 수도 있으니...

가까이 있으면, 혼자 우는 너를,

말없이 따뜻하게 안아주고픈데...

많이 울면 머리 아프더라.

누군가는 우리가, 많이 울어야 진정한 사람이 된다고 하더만...

울고 나면 세수도 꼭 해야 해.

눈 붓는다.

후회의 발톱으로 스스로를 할퀴기보다

서러움의 통증으로 연결을 끊기보다

평화로운 머묾을,

선택하는 마음이 다가오기를...

토닥토닥...

 

마음은 만 갈래로 흩어지지만,

그래도 이 아름다운 길.

평화로이 걷고 있네.

발걸음마다 서늘한 바람 한 줄기.

발걸음마다 한 송이 꽃.

- 틱낫한 기도의 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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