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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606

<106호> 복지사각지대를 없애려면_서재욱(청주복지재단 연구위원) 지난 1월 방영된 1248회‘단칸방의 유령들’을 시청하면서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관심 있게 살펴보았던 주제들이 모두 응축되어 복지사각지대라는 비극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빈곤, 신체적/정신적 질병과 장애가 심화시키는 사회적 고립, 건강을 악화시키는 열악한 주거 및 불충분한 냉난방과는 반대로 낮은 의료접근성, 스스로의 수급자격을 증명해야 하는 신청주의와 선제적으로 지원을 차단하는 부양의무자 제도 등. 시설 퇴소 아동과 다문화가족의 비극도 마음이 아팠다. 복지사각지대는 우리 주변에 어디든 존재한다. 단지 보이지 않을 뿐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마이클 해링턴은 일찍이 1962년에 (The Other America)이라는 책에서‘보이지 않는 빈곤’이 존재한다고 썼다. 비숙련 노동자, 농장에서 일하.. 2021. 2. 23.
<106호> 풀과 잔디_잔디(允) 나는 이제 사랑을 알지 못한다라고 썼다가 나는 이제 사랑을 하지 않는다고도 썼다가, 나는 이제 내가 머릿속에 그려놓은 그를 사랑하기보다 현실의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라고 다시, 고쳐 쓴다. 나를 꽉 쥐고 있는 한 생각이 쫙 펴질 때, 내 안에 다른 생각이 스스로 쫙 퍼졌으면 ... 오늘의 저 햇살처럼... - 잔디 그렇게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를 알아가고, 아이들을 함께 낳고, 고된 등에 번갈아가며 아이를 업어 키우고, 아이들을 보며 활짝 웃거나, 마음 앓이를 하며 아이들과 함께 자라고, 그들을 함께 바라보는 지금이, 사랑일까... 어느 때가 되면 이 음식이 먹고 싶겠지, 오늘은 뜨끈한 찌개 국물이 무거운 어깨에 위로를 주겠지, 오늘은 매콤한 해물볶음과 막걸리 한 잔이 마음을 풀어주겠지 싶은 날, 서로.. 2021. 2. 23.
<106호> 변화는 있어도 변함은 없기를_계희수(회원) [변화는 있어도 변함은 없기를] 친구가 내민 청첩장에 쓰여 있던 말장난 같은 글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변화’는 무엇이고 ‘변함’은 또 무언가. 둘은 같은 의미가 아닌가? 아리송했지만 그 뜻이 ‘둘의 상황과 외형에 변화는 있을지언정 마음만은 변치말자’ 쯤이라는 걸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언어유희 속에 이렇게 큰 뜻을 담아냈다니…. 기특한 마음에 어떻게 이런 문구를 생각했느냐고 친구에게 물으니, 청첩장 기본 템플릿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정체 모를 배신감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2년 전에 받은 청첩장 문구가 새삼 자꾸 떠오르는 까닭은 내가 변함과 변치 않음에 관한 생각을 자주 하고 있기 때문일 터다. 며칠 전 한 야인을 만나러 고요한 마을에 들른 적이 있다. 아버지뻘 되는 야인은 백발이 무색하게도 ‘빨.. 2021.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