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606 <105호> 2020 그리고 2021_이 구원(회원) 2020년은 나에게 다양한 의미의 한 해였다. 물론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집어 삼킨 한 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것보다 더 다양한 의미로 다가왔던 지난 해였다. 20대에 머물 것만 같았던 나이가 30대의 경계를 완전히 넘었으며 정말 오랜 고민 끝에 기존에 소속되어 있던 단체와 활동들을 그만 두었다. 또 내가 줄곧 회피해 왔던 상처를 잠시나마 제대로 들여다보기도 했었다. 2021년이라는 또 다른 새해의 시작점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지금 지난 시간 속 나와 나의 감정을 뒤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에 대해서 아직 상대적으로 젊기에 무언가를 이야기하기에는 애매한 느낌도 있다. 다만 아이들에게 삼촌 혹은 아저씨라는 말을 듣는 것이 이제 별로 이상하지 않다. 200.. 2021. 1. 27. <제105호> 아가다와 니노_잔디(允 ) 오랜만에 김진영님의 ‘아침의 피아노’를 꺼내어, 그가 돌아가기 전 이태 동안 짧고 깊게 써놓은 그의 마음과 눈 맞춘다. 조용한 날들을 지키기.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하기를 멈추지 않기. - 김진영 그리고 나의 자그마한, 웃음 가득한 그를 떠올린다. 그와 나는 십이월의 토요일 어느 오후, 오징어잡이 배의 조명이 달린 따뜻하고 작은 커피 집에서 만났다.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그 집 한 켠에 마련된, 두 시간동안 사용할 수 있는 작은 방을 차지하고 기다리기로 했다. 정말 오랜만에 찾은 그 집은,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며칠 동안 휴무라고 입구에 작게 쓰여 있었다. 따뜻한 커피를 사 가지고, 그 커피 집 마당의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고, 그와 나란히 걸어 근처 편의점.. 2021. 1. 27. <104호> 내 남편이 아니어서, 내 남편이어서 다행이다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회원)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내게 직장을 그만두고 논다고 하면 나는 흔쾌히 “그래 당신 그동안 수고했어. 이제 쉬어도 좋아. 아니 이제부터 제대로 놀아봐”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아니다. 나는 아마도 지금 제정신이냐고 되묻지 않을까 싶다. 다행히 내 남편은 무척이나 성실하다. 얼마 전 남편이 재밌게 읽었다는 책 를 나도 따라서 읽었다. 남편이 브런치에서 알게 된 작가인데 글을 재밌게 쓴다고 추천해줘 호기심이 생겼다. 생활 에세이 글이야 다 거기서 거기인 듯 하지만 브런치나 페이스북에서 유명해져 책을 만들고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까지는 이유가 있을 테니까. 이 책의 작가 편성준은 20년차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다. 회사는 그만두었지만 일은 계속 해나갈 수 있는 전문직이다. 그러니까 아주 대책이 없지는.. 2021. 1. 6. 이전 1 ··· 107 108 109 110 111 112 113 ··· 2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