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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606

<제97호>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이번 달 소식지 97호에 실린 손택수 시인의 감자꽃을 따다를 읽다보면 다음의 구절을 만나게 됩니다. “이놈아 사람이나 감자나 너무 오래 꽃을 피우면 알이 튼실하지 않은 법이여 꽃에 신경쓰느라 감자알이 굵어지지 않는단 말이다” 넋 잃은 영혼을 깨우는 시원한 죽비입니다. 2020. 7. 28.
<제97호> 오일팔에는 잠시 멈추기로 한다._박윤준(음성노동인권센터 활동가, 회원) 민주주의, 독재타도, 계급투쟁, 인민해방 … 이념적인 구호들은 꽤 오랜 시간 한국 사람들을 지배해왔다. 그것들은 머리 위에 머무는 커다란 구름과도 같아서 사람들의 하늘을 규정했고, 날씨를 만들었고, 그에 걸맞는 행동들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같은 하늘을 가진 사람들을 동지라 불렀다. 구름은 바람이 불어옴에 따라 흘러갔고, 구름이 떠나간 뒤 마른하늘 아래 선 사람들 중 몇몇은 구름 없이 화창한 하늘을 괴로워했다. 그들은 숲 속으로, 동굴로, 절 지붕 밑으로 들어가 방 한 칸 짜리 구름이라도 소유하고자 했다. ‘한 낱’구름은 한 인간의 마음속에 비슷한 모양의 구름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어떤 인간은 자신의 키가 하늘까지 닿는다고 착각하기도 했다. 마음 속 구름과 머리 위의 구름은 서로 부딪히며 천둥소리를 내었.. 2020. 7. 28.
<제97호> 5.18 광주의 공동체에 대하여_이구원 5.18 민주화항쟁일이 찾아왔다. 올해에는 박정희 군사쿠데타가 일어났던 5월 16일에 인권연대 숨 회원들과 함께 광주를 다녀왔다. 자립생활을 시작한 뒤부터 5월에 광주를 찾아간 것은 올해로 세 번째이다. 사실 광주를 다녀오기 전까지 나에게 5월 18일은 교과서적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사악한 전두환과 그 무리들의 지시로 행해진 시민들에 대한 학살, 그에 대한 저항과 민주화운동과 같은 개념들이 머릿속에 있었을 뿐이다. 광주를 방문한 후에야 그곳에서의 삶과 죽음, 인간의 존엄성 훼손이라는 폭력의 본질, 남은 이들의 삶과 치유,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진실에 대한 내용들이 가깝게 와 닿게 된 것 같다. 특히 올해에는 광주를 방문하며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번에 다시 생각해 보게 된 주제는 광주.. 2020.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