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식지740

<121호> 바라보기_允(잔디) 주방 작은 창 한 켠을 따라, 군데군데 아기감나무가 자라고 있는 긴 밭을 바라보며, 아이비가 한껏 줄기 끝에 새로운 아기 이파리를 키우고 있다. 매일 그를 바라보지만, 매일 신기하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를 본다. 그러면서 문득 생각한다. 아, 나는 나를 그런 시선으로 보고 싶었던 걸까? 아침에 일어나, 일어나려고 마음먹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저절로 5시 30분, 5시 40분께에 눈이 떠진다. 누군가 이제 일어나 너를 보아, 라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을 거는 것처럼. 내 몸을 세차게 흔들어 깨우거나, 일어나는 것을 당연하게 강요하는 것 같은 목소리가 아니라, 호기심어린 목소리로 손 내밀며 어딘가로 초대하는 기운으로 내가 나를 깨운다. 자주 공책을 마주하며, 쓰기의 방식으로 나를 바라보아준 지.. 2022. 6. 2.
<121호> 나를 돌보는 연습(4) _ 동글이 오늘은 성공 첫째, 약을 먹고 있다 병이 꾸준히 나를 괴롭힌다. 아프면 병원에 가고, 약을 꾸준히 먹는 것을 지독히도 어려워하는 나는 아픔을 참아낸다. 참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러 드디어 병원에 갔다. 다른 이들의 아픔을 못 견뎌하면서 어찌 내 아픔은 그리도 잘 견디는지 모르겠다. 나를 위해, 나를 걱정하는 이를 위해 약을 꼬박 세끼 잘 먹어내기! 둘째, 아픔을 말하고 있다 ... ... ... 온점으로 숨기고 싶은 내 아픔들 그 아픔을 타인에게 말하고 나면 ‘소리’가 되어 그 순간 마음에 동동 떠 있다. 그 순간이 지나면 톡톡 터지는 비눗방울 같이 터지기도 하고, 작은 방울처럼 남아있기도 하고. 아픔을 언어화해서 정리하고, 가볍게 만들고 있다. 찬찬히. 셋째, 아쉬워도 잠들고 있다 늘 밤이 가는 게 아쉬.. 2022. 6. 2.
<120호> 구원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구원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수십 년 간 장애인권 쟁취를 위한 투쟁의 삶을 살아온 활동가와 몇 마디 말로 혐오의 감정을 선동하며 분열을 조장하는 한 정치인을 본다. 말로 담을 수 없는 삶과 삶이 담겨 있지 않은 말이 충돌한다. 그 사이를 비난과 혐오가 가득 채우고 있다. 하지만 권리를 향한 지지와 연대 또한 뜨겁게 타오른다.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 모두의 권리는 연결되어 있으며 권력은 끝내 권리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더 나아가 이동권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수도권을 넘어 내가 살고 있는 충북지역까지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장애인을 위한 권리를 넘어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권리로 이동권이 실현되길 희망한다. 2022.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