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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606

화염경배 화염경배 이면우 보일러 새벽 가동 중 화염투시구로 연소실을 본다 고맙다 저 불길, 참 오래 날 먹여 살렸다 밥, 돼지고기, 공납금이 다 저기서 나왔다 녹차의 쓸쓸함도 따라나왔다 내 가족의 웃음, 눈물이 저 불길 속에 함께 타올랐다. 불길 속에서, 마술처럼 음식을 끄집어 내는 여자를 경배하듯 나는 불길처럼 일찍 붉은 마음을 들어 바쳤다 불길과 여자는 함께 뜨겁고 서늘하다 나는 나지막히 말을 건넨다 그래, 지금처럼 나와 가족을 지켜다오 때가 되면 육신을 들어 네게 바치겠다. -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창비 2001) 2023. 12. 26.
무해한 무해한 잔디 나는 무해한 존재이고 싶었다. 언 강 위에 떠 있는 배처럼 한겨울 움직이지 못하여도 한탄하거나 춥다고 말하지 않으며, 따뜻한 봄이 되어 물이 흐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흐르는 존재. 한탄은 사치이고, 춥다고 말하는 것은 소음이라 여겼다. 혹은 내 안의 온기로 바깥의 차가움을 충분히 견디어낼 수 있다고 자만했던 것 같기도 하다. 겨울날에도 해는 늘 떠오르고 등 뒤로 머리 위로 닿는 햇살의 온기로 충분하다고 스스로에게 외치며, 내가 생각한 대로 삶이 흐르지 않아도, 삶이 흘러도 그저 묵묵히 흘러 여기까지 왔다. 무해한 존재이고 싶다는 마음으로. 무해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최대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일까? 최대한 에너지를 아껴 쓰고, 그 에너지 앞에 나를 떨게 하는 것일까? 최대한 물을 .. 2023. 12. 26.
김영환 충북도지사 주민소환 운동 끝이 아니다 경거망동하지 말고 겸손하게 받들라 배상철 (마을N청소년 대표, 인권연대 ‘숨’ 회원) ■ 김영환충북도지사 주민소환 운동 끝이 아니다. 충북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오로지 무책임으로 일관한 김영환 충북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서명운동이 끝났다. 그 결과는 충청북도 전체에서 13만1,759명의 서명을 받아 13만 5,438명의 최소 서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무산되었다. 주민소환운동본부 등은 ‘주민소환법의 제약에도 13만 2천 명이 넘는 도민들이 재난 안전에 대한 우려와 주민소환에 관한 관심을 보여줬다’라고 절반의 성공임을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충북도당 등은 ‘도정을 혼란에 빠뜨리고, 도민을 우롱한 처사’라며 비난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결과에 대해 엄중히 받아들이며 통합의 행정을 펼칠 것을 다짐했다.. 2023.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