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606 모두가 응원받을 권리 모두가 응원받을 권리 배상철 (마을N청소년 대표, 인권연대 ‘숨’ 회원) ■ 대학진학 청소년만 대접받는 사회 2023년 수능시험이 끝났다. 수능시험일 SNS와 거리 현수막에는 수능시험을 치르고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70% 청소년만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만 넘쳐났다. 수능시험이 끝나고는 ‘청소년 탈선 예방을 위한 캠페인’과 청소년의 음주 흡연을 비롯한 일탈 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을 했다. 대학이 청소년 모두의 행복과 직결되는 마법의 공간이 아님에도 대학이 아닌 다른 공간을 향하는 청소년들의 생각이나 삶의 방식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현실적으로 대학진학을 포기하거나 일찌감치 취업전선에 뛰어든 30% 청소년을 위한 격려의 메시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여전히 고단한 노동에 시달리고 위험한 현장실습에 투입되어 부당한 노.. 2023. 11. 27. 오래된 질문 겨울이다 다시 처음이 아닌 데 늘 처음 맞이하는 것 같다 이골이 났을 법한데도 몹시 시리다 다시 봄은 오겠지만 영영 오지 않을까봐 불안하다 어떻게 살아내야 할까 아주 오래된 질문을 던진다 2023. 11. 27. 고요에 헹구지 않으면 고요에 헹구지 않으면 백무산 이른 아침 난데없이 꽃밭에 꽃이 흐드러진 건 내 탓이다 식전부터 앞뒤 다니며 쿵쿵거렸고 내 불면을 화풀이하느라 툴툴 바람을 울렸고 제 빛깔 다 머금기 전에 고요가 몸에 다 무르익기 전에 파르르 놀라 드러낸 건 꽃이 아니라 공포였다. 씨앗은 자신을 떠나 고요를 통과해야 자신을 불러낼 수 있기에, 누구나 깊은 잠을 자야 하는 이유는 몸을 떠난 고요를 불러들일 수 있기에, 잠은 하루치 노동을 지우고 고요를 불러들일 수 있기에, 해가 뜨면 내일이 되는 것이 아니라 육즙 빠져 쭈그렁바가지가 된 시간이 고요에 무르익어야 내일이 뜨기에, 시간을 고요에 헹구지 않으면 오늘을 반복할 뿐 내일의 다른 시간이 뜨지 않기에 - 거대한 일상(창비, 2008) 2023. 10. 25. 이전 1 ··· 38 39 40 41 42 43 44 ··· 2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