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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606

<132호>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은규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똑바로 누워 자 본 기억이 없다. 늘 옆으로 모로 누워 자거나 엎어져 자거나. 그래서인지 늘 어깨가 결린다. 죽어서야 ‘잠시’ 똑바로 누워있게 되려나. ‘잠시’라는 표현은 진실이다. 곧 화장터에 당도할 터이니. 올봄에 유난히 많은 부고를 접했다. 망자의 얼굴이 ‘다행히’ 떠오른다면 마음을 가다듬고 기억을 살폈다. ‘좋은 곳으로 가시라’ 혹은 ‘하늘나라에서 만나자’ 혹은 ‘평안하시라’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나의 봄은 기억해야 할 기억의 순간들로 빼곡하다. 누군가의 죽음이 나의 삶을 떠밀고 있는 봄날, 살아있는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다. 2023. 4. 24.
132호(2023.4.25) 2023. 4. 24.
은규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작은 모임을 가지려 식당을 하는 친구와 통화를 했다. “봄이다. 잘 지내니?” “인사가 참 좋다. 시적이고” “그래? 고맙다” “윤석열이 때문에 장사가 안되서 힘들어” “그래? 갑자기 그 새끼 이름 들으니까 나의 봄이 산산조각이 났다” “하하하 미안하다” “너네 식당 예약 좀 할 수 있어?” “그럼!” 긴자의 오래된 가게에서 두 녀석의 봄은 이루어졌지. 그 새끼의 봄은 오므라이스 되새김질이었지. 흰자에 샛노란 달걀 프라이를 보고 고개를 숙인 건 아닐런지. 설마? 아닐거야. 처먹기 위해서 고개를 숙였겠지. 기시다의 오므라이스는 1895년을 추억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조선의 명성황후를 시해한 을미사변이 있던 1895년. 청일전쟁 후 시모노세키 조약을 체결, 명실상부 아시아의 패권국가로 발돋움하던 1895년... 2023.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