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606 <130호> 지나는 마음 2023. 2. 27. <130호> 시간이 가르쳐 줄 거야 박현경(화가) ‘못하겠구나. 더는 정말 못하겠구나.’ 엉엉 울며 깨달았다. 몸으로 느껴지는 분명한 사실이었다. 교장의 전횡(專橫)에 맞서는 과정에서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도진 나는 그렇게 1년 2개월 정도 학교를 쉬게 됐다. 2022년 3월 중순의 일이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학교에 관련된 소식을 듣거나 생각하기만 해도 며칠간 증상이 악화될 정도였다. 그렇지만 당장 퇴직을 하는 건 섣부른 결정일 수 있으니 쉬면서 천천히 생각하자고 마음먹었다. ‘복직할 것인가, 퇴직할 것인가?’란 질문을 머릿속 한켠에 구겨 담은 채 그림을 그리고 또 그렸다. 그러다 누군가 그 문제를 물으면 대답했다. “시간이 가르쳐 주겠죠.” 시간이 많이 흘렀다. 2023년 2월 10일. 파리 체류 31일차 아침. 벨빌(Bell.. 2023. 2. 27. <130호> 길을 나섰다 윤 며칠 동안 아이랑 의논하고 알아보고, 오랜만의 외출이니 무언가 맛있는 것도 먹자고 이야기도 나누고, 설레며 몇 시간 동안의 둘만의 웃음 가득한 데이트를 기대하였다. 아이는 아침 일찍 일어나 머리도 감고, 나름 단정해 보이는 상의를 선택하여 입었으며, 오전 일정이 좀 지연되어도 가고자 하는 음식점이 문 여는 시간까지는 배고프지 않을 양 만큼의 아침 식사도 조금 하였다, 동네 빵집에 들러 유자차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하여 조금씩 마시고,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한가한 오전 빵집의 기운에 약간 취해 있다가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각자의 컵을 들고, 차에 타서는 웃으며 출발~~~! 목적지까지 가면서, 오늘 날씨에 비해 옷차림이 얇은 것 아닐까? 개학하기 전에 데이트할 수 있어서 좋다, 어제 저녁 식사 때 먹은 만.. 2023. 2. 27. 이전 1 ··· 59 60 61 62 63 64 65 ··· 2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