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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사랑하며49

<제78호> 당신이 옳다_정미진 얼마 전 출간소식을 접한 책 이름이다. 국가폭력이나 사회적재난의 현장에서 활동하던 시간을 통해 삶의 궤도를 바꾸고, 개인의 심리적 폭력에 집중하며 그곳에서 삶을 시작한 ‘정혜신’ 이란 저자의 책이다. 몇 년 전 세월호참사와 관련된 단체를 찾아보던 과정에 알게 된 정신과의사로 기억한다. 자신의 책을 설명하는 인터뷰내용이 인상적이다. ‘여름휴가를 가는데 대동여지도를 보는 사람은 없잖아요’ 라고 설명하며 그녀는 말한다. 계속 마음 가는 대로 선택하다 보면 너무 자주 그만두게 되지 않을까요? 라는 질문에 ‘자꾸 그만둬도 괜찮아요’ 라고 답한다. ‘그러면 자주 그만둘 것 같죠? 사람은 그런 단순한 존재가 아니에요’ 라고 응답한다. 어떤 이야기가 그려질지 모르지만 그녀가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에 설레이는 마음으로 이.. 2019. 10. 22.
<제75호> 혐오에 지지 않고 끈질기게 행복하길_정미진(활동가) 무더운 여름 시원한 에어컨 바람아래 페이스북을 뒤적이며 쇼파에 널부러진 자세는 여름의 정석일까. 백수의 정석일까. 하고 싶던 일들이 100가지는 되는 듯 했는데 퇴사에 따른 긴장의 끈이 풀리는데 꽤 시간이 걸리는가 보다. 맞물려 최근 손안의 세상은 난민에 혜화역시위에 이때다 싶은 아우성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평소 소화되지 않는 ‘손안의 세상 이야기’는 외면하는 편이였지만 무엇 때문인지 외면하지 못하고 하나씩 열어보게 되었다. 손안의 세상 때문인지, 퇴사때문인지 눈뜨고 반나절을 근육통에 시달린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백수인 탓에 그 근육통을 진통제로 대응하지 않고 그냥 일상과 함께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손안의 세상은 나의 일상에 침투하기 시작한다. 그 중 첫 번째는 난민에 대한 가짜뉴스.. 2019. 10. 15.
<제74호> <미투 운동, 우리 들여다보기> 토론회를 마치며_정미진(청주 KYC 활동가) 지난 20일, 나는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딛었다. 토론회를 준비한 우리는 지역 운동사회 속 피해자로, 대리인으로, 조력자로, 해당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했던 여성들이다. 15분의 토론문을 작성하는데 아주 긴 시간이 걸렸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뒤죽박죽한 생각은 종이위에 잘 올라가지 않았다. 내 자신에게 들이대는 수많은 잣대들은 미투운동을 바라보는 미숙한 잣대들과 하등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시민사회 내부의 반성폭력, 성평등을 주제로 토론자리에 자진한 나는 어떻게든 글을 써내야 했다. 나의 첫 번째 고백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나의 문제의식을 여러 사람들 앞에 내놓아야 하는 압박감 뒤에 이것은 나의 문제이며 앞으로 내가 함께해야 할 동료들의 문제임이 나에게 당위성을 주었다. 공동체 일원의 성폭력사건.. 2019.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