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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씨와 책읽기23

<제57호> “자기 말을 자기 글로 쓸 줄 알아야 리더다”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박근혜 대통령을 수첩공주라고 비아냥대고, 번역기가 필요하다는 세간에 조롱도 많았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혼이 비정상이니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줄 것이라느니 이런 말들에 잠시 놀라긴 했지만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몹시 부끄럽고 화났다. 박근혜는 왜 대통령을 하려고 했을까. 말과 글조차 스스로 할 수 없는 사람이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국민의 정부에서 참여정부까지 8년간 대통령 연설비서관을 지낸 강원국씨가 라는 책을 펴낸 것은 지난 2014년이다. 박근혜 게이트 이후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 쉽고 친근하게 쓰게, 누구나 하는 얘기 말고 내 얘기를 하고 싶네, 짧고 간결하게 쓰게, 문장은 단문으로 써주게, 글은 자.. 2019. 10. 23.
<제54호> 잃어버린 ‘감’, 빅데이터에서 찾아볼까_ 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그런데 최순실은? 페이스북에서 이 해시태그를 보고 무릎을 쳤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걸 실행에 옮기고 있다니 놀라웠다. 모두들 그렇게 큰 힘을 들이지 않고서 가볍게 그러면서도 끈질기게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최순실 게이트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는 마음 한편에 새삼 SNS가 세상을 참 많이 바꾸고 있구나 생각했다. 인터넷 등장도 그랬다. 인터넷이 없을 때 대체 어떻게 살았나 싶은데 이제 SNS 없는 삶은 상상도 못할 정도다. 사람들은 한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끊임없이 소셜미디어에 접속한다. 그리고 표현한다. 그들은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쏟아내는 수많은 글들은 언제부턴가 빅데이터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뭔가 엄청 .. 2019. 10. 22.
<제53호> 시 읽기, 그 쓸쓸함에 대하여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늦더위가 여전하지만 그래도 가을이다. 가을은 좀 쓸쓸하다. 육아에 바쁜 나에게도 시나브로 쓸쓸한 기운이 파고든다. 이럴 땐 뭘 하면 좋을까. 파란 하늘을 따라 들로 나가도 나쁘지 않을 테고 극장에 홀로 앉아 영화를 봐도 좋겠다. 그중에서도 가장 멋진 일은 서점에 가서 시집을 사고 시를 읽는 거다. 겉멋이라 비웃어도 좋다. 가을엔 시를 읽고 싶다. 시는 참 어렵다. 나는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시는 아무나 쓰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쉽게 읽히는 시도 있지만 내게는 어려운 시가 더 많다. (더 어려운 건 시집 마지막에 붙어 있는 해설이라는 글이다. 대체 무슨 이야길 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는 글들이 참 많다. 시를 설명해주는 글을 읽다 내팽개친 시집도 여러 권이다.) 그런데 어려운데도 자꾸 마음이 가는 .. 2019.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