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꿈이 없는 사람이 될래요." A가 말했다.
나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세상에, 꿈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인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니? 왜 그러는지 물어봐도 되겠니?"
A는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꿈이 없는 사람은 꿈이 없으니까 아무 데도 갈 곳이 없을 거잖아요. 그러니 그 사람은 자기 자리에 가만히 있을 거예요.
이뤄야 할 목표도 없을 테니 아마도 저녁이면 천천히 걸으며 사색에 잠길 수도 있을 거고요.
바쁜 일이 없을 테니 누가 급하게 만나러 와도 차 한잔 마실 시간이 늘 있겠죠.“
A의 말을 듣고서 나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네."
A는 말을 이었다.
"그래서 꿈이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쉬게 할 수 있는 사람 같아요.
모두가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면 누구도 남에게 쉼을 줄 수 없을 거잖아요.
그렇다면 저 같은 사람이 한 사람쯤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예요.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쉼이 되고 싶어요.”
- ‘이타주의자 선언’ 220면에서(최태현 지음) 옮김.
'소식지 >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시대가 필요한 믿음은 (0) | 2025.01.27 |
---|---|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0) | 2024.12.26 |
뜨겁고 평등한 연대 (0) | 2024.11.25 |
알맹이는 남고 껍데기는 가라 (0) | 2024.10.25 |
남탓이로소이다 (0) | 2024.09.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