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촌여전 – 상주함께걷는여성들, 지식의편집
우리가 이어갈 수 있는 한걸음
배상철
상주함께걷는여성들은 농촌인 듯 도시 같고 도시인 듯 농촌 같은 지역 상주를 지키고 아끼고 일구며 살아가고 있는 상주 여성 15인의 모임이다. 상주에서 살아가는 15인 여성의 삶은 참 다양하다. 각자 생각하는 고민 지점도 부딪히는 문제의식도 각각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포현한다. 청소년 당사자, 학교 선생님, 여성 농부, 시인, 수필가, 책방지기, 기후활동가 서로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의 공통된 지향점은 ‘상주지역, 상주 여성, 여성으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었다.
촌촌여전은 어떤 면에서는 너무도 평범한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 ‘그런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평범한 듯 진솔한 삶의 고민과 문제의식을 여과 없이 드러냄으로써 이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자문자답하게 한다.
내가 하는 일이 청소년 관련된 일이다 보니 단연 청소년 작가의 글이 다가온다. 하지만, 상주 여성 15인이 상주에서 살아가면서 겪는 새로운 경험과 당황스러움에도 따뜻한 응원의 눈길로 바라볼 수많은 ‘연대’,‘공조’,‘협력’이 함께하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너도 한번 이유를 찾아보렴. 네가 부딪히며 갖는 의문들이 모두 네게 가르침을 주고 있잖아. 여태껏 잘 해왔듯이 너답게 아름답게 답을 잘 찾아봐.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너답고 나다운 방법을 각자 찾아내어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걸음을 계속 이어가 보자!” - 239p. 지금 우리가 걷는 한 걸음 -
그렇게 그저 한 걸음씩 계속 이어가다 보면 우리 모두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이 성큼 우리 앞에 다가서게 될 것이다. 또한, 이것이 촌촌여전에 담긴 상주 여성 15인의 공통된 믿음일 듯하다.
“따로 또 함께 빛이 나는”
이은규
삶의 촉촉함과 따뜻함을 기르고 나누며 살아가는 사람의 숨결이 온전히 느껴진다.오지 않은 미래를 두려워 하지도 흘러 가버린 과거를 붙잡으려 애쓰거나 매몰되지 않고 지금, 여기를 살기 위해 얼마나 무던히도 버티고 살아 냈을까? 글에 스며든 그이들의 피 땀 눈물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오롯이 살아내며 발견하고 길러낸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한 글들은 촌스럽지 않고 너무나 우주적이다.
빛나는 삶이 따로 있지 않다. 서로가 서로를 떠받치고 북돋우며 선선한 바람이 통하는 사이로 살아가는 그이들은 따로 또 함께 빛이 난다. 오래된 미래를 촌촌여전을 통해 볼 수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문득 나를 응원하고 싶은 용기가 났다. 나를 응원하는데도 용기가 필요했다. “은규야 괜찮아 잘 숨 쉬고 있어”. 내가 나를 응원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응원한단 말인가. 촌촌여전 그녀들의 삶을 통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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