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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제49호>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by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다. 2020. 6. 16.

 

덥다.

갓 스물을 넘긴 청춘들이 베트남을 갔다. 이런 저런 명분을 내세운 국가의 명령에 따라. 그리고 죽었다. 죽음에는 국경이 없었다.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무지에 의해 죽은 것은 베트남으로 건너간 청춘들만이 아니었다. 자신들의 고향에서 가족과 이웃과 함께 오랜 세월 살아왔던 베트남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다. 까닭모를 죽음들. 오해로 인해? 아니다 그들은 계획되고 의도된 죽임을 당했다.

학살!

독립군과 동족을 학살하던 일본군과 만주군이, 양민을 학살하는 군인이 되었고 그들의 지휘를 받은 군인들이 베트남 양민을 학살했고, 그리고... 그리고 그들은 80년 광주 시민을 학살하고야 말았다. 꽃도 십자가도 없는 죽음이었다. 군인에게는 조국이 있을지언정 그들에게는 조국도 없었다.

평화의 숨.

기억한다는 것은 고통스럽다. 나는 그렇다. 억울하고 애처로운 죽음들을 기억하는 것은 최소한의 위로이며 애도이다. 분노와 저주의 죽임 앞에서 가족을 살피고 이웃을 살핀 사람들, 그들의 숨을 마주하러 간다.

고통스런 기억과 마주하는 베트남 평화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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