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권연대 숨의 일꾼으로 3개월째 활동하고 있는 이구원입니다. 숨에 처음 오며 느낀 것은 편안함이었습니다. 우선 외적으로는 주 4일 근무로 충분히 쉴 수 있어 좋았는데요. 전에 활동하던 곳도 주 5일 10시 출근, 4시 퇴근이었으니 그리 빡빡한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휴일이 하루 더 있다는 것이 참 크게 다가옵니다. 또 서로 터놓고 이야기하며 충분한 질문과 논의로 소통하며 일을 진행하는 방식들 역시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두 선배 일꾼님들의 격한 대립을 보지 못했고 저 역시도 아직 부딪히는 일들이 없지만 그런 일이 있더라도 함께 일하는 일꾼님들과 충분한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듭니다.
숨의 일꾼으로 하고 있는 활동들로는 ‘평화기행’과 ‘도시 쏘댕기기’를 함께 하고 있고요. 인권 교안을 만들면서 ‘새로 읽는 저녁’ 독서모임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평화기행은 숨 일꾼 이전에도 참여하고는 했었는데요. 올해 숨의 일꾼으로 처음 제주 4.3 사건(항쟁)을 기억하며 무등이왓 마을, 큰넓궤, 이아 미술관을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4.3사건 생존자이신 홍춘호 해설사 할머니의 설명을 들으며 당시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도시 쏘댕기기로 북이면 소각장을 다녀오면서 전에는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던 인권적 관점에서 소각장과 환경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4.20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에 처음으로 진행했던 저상버스 타고 도시 쏘댕기기는 미진 일꾼님의 도움을 받으며 저상버스 이용 당사자인 제가 중심이 되어 진행하고 있는 활동인데요. 머리로만 알던 저상버스의 다양한 주제들을 몸으로 느껴볼 수 있었으며 미디어z팀과의 협력으로 이러한 과정들을 유튜브 영상을 통해 담아 본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달 15일에는 명암유원지부터 산성 옛길 입구까지 함께 걸으며 자동차만이 아닌 모두를 위한 인권적 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숨에서 일하기 전부터 참여하던 새로 읽는 저녁은 다양한 주제의 책들을 또래의 청년 활동가들과 함께 읽으며 드는 생각과 소감을 즐겁게 나누고 있습니다. 교안은 인권의 주제들을 저의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일꾼님들의 피드백 속에 조금씩 정리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숨에서 활동하며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생활에 대한 인권적 가치와 의미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편안하지만 저 자신과 과거의 편견이라는 틀에 끊임없이 불편해져야 하며 특별한 압박과 경쟁은 없지만 계속 공부해야 함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숨에서 동료이자 선배 일꾼님들과 함께 일상에서의 인권에 대한 고민들과 질문들을 너무 무겁지 않게 계속 이어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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