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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살며 사랑하며

<115호>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과제_서재욱(청주복지재단 연구위원)

by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다. 2021. 12. 6.

 

지난 1119일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었다. 아동학대는 과거 훈육이라는 명분으로 정당화되기도 하였으나 이제는 용납할 수 없는 폭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어느 누구도 신체적 체벌을 당하거나 정서적 괴롭힘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사회적으로 바로 선 것은 인권 영역에서 중요한 진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부모의 입장에서도 무엇이 학대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고 양육하는 것은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다. 2020년 정부 통계를 살펴보면, 아동학대 행위자의 대부분(82.1%)은 부모였다(친부 43.6%, 친모 35.4%, 계부 1.9%, 계모 1.0%). 통념과는 다르게 친부모에 의한 학대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서는 부모에 대한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올해 책임과제로 수행한 청주시 아동학대예방 및 보호지원체계 강화방안연구에서도 현장·학계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예방 대책으로 부모교육 강화 및 원가정 기능 회복을 위한 심층적 심리상담에 가장 많은 지지를 보냈다. 부모교육을 통해 아동학대에 포함되는 행위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명확히 교육하고, 아동의 발달시기, 발달특성, 기질적 특성별 대화법 등 양육기술 제고를 통해 양육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심각한 신체적 학대 외 기타 학대에 대한 부모의 심각성 인지 부족 개선 필요성이 중요하게 제기되었다. 한편, 부모와 청소년기 자녀의 갈등 발생으로 자녀가 부모를 신고하는 사례도 빈번하여 자녀와 갈등 발생 시 해결 방안에 대한 교육도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때문에 소득이나 재산수준과 관계없이 양육의 어려움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부모가 자신의 문제를 상담하고 지원받을 수 있는 온·오프라인 통합상담창구의 마련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지극히 사적인 공간인 가정에서 그것이 잘못인지 알지 못하는 부모에 의해 이루어지는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아동학대 대응체계 보완방안에서 부모교육 영상 시청을 아동수당 신청과 연계하여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도 부모교육이 개별 기관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수강이 필요한 부모들은 대개 참여하지 않고, 더 좋은 부모가 되기를 원하는 소수만 참여하고 있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청주시 아동학대예방 및 보호지원체계 강화방안연구에서 제안한 바와 같이 아동복지를 확장하는 측면에서 부모교육 참여자에게 맞춤형 인센티브(기저귀, 학용품 등)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자녀 양육에 따른 경제적 압박감은 많은 부모가 체감하는 문제이며, 경제적 압박감이 양육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라는 증거는 많이 제시되어 있다.

 

이러한 심리적·경제적 지원을 뒷받침하기 위한 부모교육 조례 제정도 필요하다.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부모교육을 위한 조례 제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시, 경기도, 부산시 등 광역지자체 뿐 아니라 경상남도 김해시, 창원시 등 기초지자체에서도 조례 제정을 통해 부모교육을 활성화하려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충청북도나 청주시 차원에서 관련 조례는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한부모와 장애아동 부모의 돌봄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비대면·소규모 지역 아동 돌봄 프로그램 활성화와 장애아동 육아돌봄나눔터, 활동보조인, 가족지원서비스 및 부모 멘토링 등 서비스 강화가 필요하며, 촘촘한 안전망 구축을 위해 읍··동 맞춤형복지팀 확대 및 가정방문 강화, 청주시 청소년안전망 설치 및 지역 내 각급 학교와의 연계 강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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