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수희씨와 책읽기(종료)66 <115호> 집에서 논다고? 돌봄 혁명이 필요하다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활동가 연수에 아이를 데리고 갔다. 3박4일간 진행하는 연수 기간 동안 아이를 맡길 데가 없었다. 다행히 함께 간 다른 활동가들이 흔쾌히 이해해줬고, 아이도 여행 내내 별 탈 없이 잘 따라주었다. 여행을 하면서 아이가 참 많이 컸구나 싶어 뿌듯했다. 사실 처음엔 망설였다. 아이를 데리고 공적인 일을 하러 가는 게 아무래도 내키지 않아서 그랬다. 워킹맘이긴 하지만 최대한 일의 영역에 아이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2월 남편이 다른 지방으로 발령을 받은 이후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주말을 제외한 평일엔 아이를 돌보는 일과 가사가 오롯이 내 몫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내가 책임져야 한다. 다행히(!) 나는 9시에 출근하지도 6시에 퇴근하지도 않아도 되기에 그럭저럭 버틴다. 그래도 일은 생기기 .. 2021. 12. 6. <114호> ‘그분’들은 우리의 분투를 이해하지 않겠지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을 안 보려다 봤다. 너도나도 오징어게임을 이야기하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은 잔인했다. 사람 목숨값을 걸고 게임을 벌이는 설정도,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게임에 실패한 사람들을 죽여버리고, 장기까지 내다 판다. 잔인한 설정에 놀랐다. 그런데 잔인한 이 게임에 참여한 사람들이 게임을 멈추지 않아 더 놀랐다. (하긴 게임을 멈췄으면 이야기는 시작하지 않았을 테지만….) 그들이 게임을 멈추지 않은 이유는 바로 막대한 상금 때문이다. 옆에 사람이 죽어 나갈 때는 순간 겁을 먹었지만 쌓여가는 돈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들은 어차피 게임을 포기한다고 해도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막다른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니까. 잔인한 게임 보다 더 잔인한 건 바로 게임에 참가한 이들의 삶이다. 해고를 당하고 이혼을 당하고 늙은 .. 2021. 10. 26. <113호> 김어준과 진중권 그리고 유재석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나는 한때 김어준과 진중권을 좋아했다. 그들의 말이 무척이나 합리적이고 세련됐다고 생각했다. 팟캐스트 를 들으며 김어준이 하는 이야기 한마디 한마디에 얼마나 귀 기울였는지 모른다. 나꼼수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너무나 흥미로웠다. 기존 언론이 하지 못하는 아니 안하는 이야기들을 들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은 나꼼수 덕분에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무분별한 폭로가 아니라 팩트에 기반한 이야기라 나름 설득력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제 김어준을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는 수준을 넘어서 김어준이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김어준은 자신의 방송에서 “~일 것이라 추정된다.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다, 우연이다” 라는 식의 추정과 소설을 바탕으로 이야기한다. (김어준이 그렇게 이야기하면 또 .. 2021. 9. 30. 이전 1 2 3 4 5 ···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