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606 <제64호> 돈 이야기_이병관(회원, 충북·청주경실련 정책국장) 나는 스스로를 비종교인이라 생각하며 살았고, 그걸 무척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종교인은 비종교인이 이해가 안 가겠지만, 내 입장에선 많이 배웠다는 지성인이 어떻게 허구의 신을 믿을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갔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런 믿음 아닌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허구를 믿지 않는다고 종교가 없다고 하면 모순되는 상황에 마주치기 때문이다. 종교란 것이 무엇이던가? 실체로서 존재하진 않지만 내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허구의 ‘그 무엇’이 아니겠는가? 나 역시 그런 것들을 마치 모태신앙처럼 믿으며 살고 있었다. 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다. 100년 전에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물론이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나라들 대부분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냥 많은 사람들이 그런 나라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존재.. 2019. 9. 26. <제63호> 읽고 쓰는 여자들이 세상을 바꾼다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 을 봤다. 나도 박열보다는 여주인공 가네코 후미코에게 더 눈길이 갔다. 박열의 시가 마음에 든다며 동거하자고 자신 있게 제안하는 여자, 박열이 자신에게 도모하는 일을 말해주지 않자 뺨을 후려치는 가네코 후미코의 모습에 어떻게 끌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가장 인상적인 모습은 바로 ‘읽고 쓰는’ 가네코 후미코였다. 감옥에 갇혀서도 끊임없이 자신에 대해 쓰는 후미코는 자서전을 2천장이나 썼다고 했다. 박열과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 속에서도 후미코는 책을 들었다. 가네코 후미코가 박열의 여자가 아니라 읽고 쓰는 여자였기에 오늘에도 주목받는 게 아닐까 싶다. 읽고 쓰는 일, 쉽지 않다. 후미코는 어려서 제대로 배우지 못해 더 읽고 쓰는 일에 매달렸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 2019. 9. 26. <제63호> 버스 안에서 화장을 할 수 있는 이유_이병관(회원, 충북·청주경실련 정책국장) 출근길 버스정류장에서 머리가 채 마르지 않은 여성을 볼 때가 가끔 있다. 머리도 못 말리고 나왔는데 화장을 했을 리 있겠는가! 그런 여성은 버스를 타면 십중팔구 화장을 한다. 물론 운 좋게 자리에 앉는다면… 파운데이션 정도는 그렇다 쳐도 흔들리는 버스에서 마스카라까지 한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운동신경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광경은 자가용으로 출근할 때도 종종 볼 수 있다. 무심코 좌우 창밖이나 백미러를 보면, 신호에 걸린 그 짧은 시간을 이용해 화장을 하는 여성 운전자가 보이곤 한다. 자가용에서 화장을 하는 건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 그런데 버스에서 화장을 하는 건, 남이야 뭘 하든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 의문점이 생긴다. 애당초 화장을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맨 얼굴을 보이기 싫기 때문이다... 2019. 9. 26. 이전 1 ··· 195 196 197 198 199 200 201 2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