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식지793

<제48호> 하얀 꽃비 휘날리며...임경미(옥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얄궂은 봄바람에 화사하게 핀 봄꽃이 그 화려한 자태를 뽐내기도 전에 하얀 꽃비가 되어 휘날린다. 어릴 적 기억은 봄이 되면 민들레,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차례대로 피었던 걸로 기억된다. 하지만 요즘은 봄을 상징하는 이 꽃들이 순서 없이 한꺼번에 피었다 한꺼번에 지는 모습을 보며 가슴 한 구석에 미묘한 불안을 느낀다. 이유도 알 수 없이 말이다. “쿵, 탁, 왜? 안되지? 왜? 안 올라가지?” 초등학교 운동장 한 옆 2.5cm 턱, 손가락 한 마디가 조금 넘는 그 턱을 넘지 못하고 아이들이 고전을 치루고 있다. 지난 2주간 초등학교 고학년들의 교육의뢰가 들어와 아이들과 함께 장애이해와 인권에 대한 교육을 하게 되었다. 2시간 교육에 인권과 장애이해, 그리고 장애체험교육 하면서 아이들이 직접 휠체어를 타.. 2020. 6. 16.
<제48호>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더러운 악령이 어떤 사람 안에 들어 있다가 거기서 나오면 물 없는 광야에서 쉼터를 찾아 헤맨다. 그러다가 찾지 못하면 ‘전에 있던 집으로 되돌아가야지’하면서 돌아간다. 그리고 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잘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흉악한 악령 일곱을 데리고 들어 가 자리잡고 살게 된다. 그러면 그 사람의 형편은 처음보다 더 비참하게 된다.”(루가 11.24~26) 한 가지를 깨달았다 해서 모두를 깨달았다는 망상 한 가지를 얻었다 해서 모든 것을 얻었다는 착각 한 가지를 통해 세상과 통했다는 교만 망상과 착각, 교만이 봄비에 청량해진 산하를 삼키지 않기를. 2020. 6. 16.
<제48호> 달라진 게 없는데 … 다시 봄이 왔다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아가가 아프다. 열이 나더니 콧물이 줄줄 흐르고 기침까지 한다. 작은 가슴이 그르렁 소리로 가득 찼다. 아가는 힘들어서 그런지 자꾸만 품속을 파고든다. 차라리 내가 대신 아프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에 모든 어미들이 왜 이렇게 말하는 지를 이제야 알겠다. 아가에 고통을 없앨 수만 있다면 정말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 흔한 감기를 앓는 아가를 지켜보는 것도 이리 마음 아픈데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엄마들은 대체 어떻게 살아내고 있을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 잠 좀 못자고, 하루 종일 안고 업고 하는 일을 힘들다고 투정부리기가 민망하다. 다시 봄이 왔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이후 두 번째 맞이하는 봄. 아직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이렇게 봄이 다시 왔다. 나는 잊고 지냈다. 세월.. 2020.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