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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606

<제63호> 내가 마주한 풍경_잔디(允) 1. 숲 곳곳 눈길 닿는 곳에 원추리가 피어난다. 근심을 달래준다기에 한 송이 따서 따뜻한 물 부어 마시려다 그마음을 접는다. 주홍빛 그와 눈을 마주칠 때 내 근심이 무언지 보고, 마음을 달래면 그뿐 인 것을... 고마움이 담긴 손길이라도 생명을 취하는 내 손을 보는 것이 참, 어려운 아침. 2. 사랑스런 나의 연세 많으신 그들... 수업시간에 툭툭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시다가는 이내, 명언을 남기신다. 지난주에 받은 명언. 욕먹어도 신경 쓰들 말어. 지가 줬는디 내가 안받으면 그만인겨. 내가 안받으면 그 말이 누구꺼여. 다시 지꺼지. 상대가 비난을 나에게 보낸다고 생각이 들 때, 휘둘리지 않으려고, 떠올리기도 하는 문장. it is not about me. 그 문장을 배우고 나서 내가 만들어낸 문장. .. 2019. 9. 26.
<제63호> 선택한다는 것에 관하여_이영희(회원, 원영한의원) 큰아이 친구가 우리 집에서 생활한지 며칠이 지났다. 하룻밤 자고 가는 일은 자주 있었지만, 이번처럼 오래 있기는 처음이다. 갈아입을 옷도 챙기지 않고 온 걸 보니 ‘뭔 일이 있겠구나’ 짐작만 할 뿐, 물어보지는 않았다. “치킨 시켰는데, 우리 맥주나 한잔 할까?”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 “왜 우리 아빠는 저한테 아빠가 원하는 삶을 살라고 하는 거에요? 임용고시 준비할 때는 얼마나 잘해 주셨는데요.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 하니 그때부터 사람 취급을 안해요. 집에서 저는 투명인간이에요. 지난 1년 동안 아빠는 제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무시해요. 엄마한테는 ‘애를 저 딴 식으로 키웠느냐’고 막말을 하세요. 호적을 파겠대요. 나가 버리래요. 그래서 나왔어요. 책상 위에 .. 2019. 9. 26.
<제62호>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회의라는 곳에서 국정 3대 우선과제로 일자리, 4차산업 혁명, 저출산 대책을 선정, 발표했다. 일자리 자문은 누구로부터 받고 있는지? 4차산업 혁명 자문은 누구로부터 받고 있는지? 저출산 대책 자문은 누구로부터 받고 있는지? 자문위원단 명단을 보면 일자리로 인해 불안한 청춘이, 명퇴로 인한 중년이, 빈곤에 처한 노년들이 보이지 않는다. 4차산업 혁명을 이끌어 나갈 미래 세대가 보이지 않는다. 결혼과 출산, 경력단절로 인해 고민하거나 다자녀를 돌보며 생활하는 생활인들이 보이지 않는다. 국정이든 도정이든 시정이든 자문위원단에는 자칭 전문가들만 있지 생활인들이 보이지 않는다. 뜬 구름은 뭉치면 비라도 내린다. 2019.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