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793 <제53호> 시 읽기, 그 쓸쓸함에 대하여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늦더위가 여전하지만 그래도 가을이다. 가을은 좀 쓸쓸하다. 육아에 바쁜 나에게도 시나브로 쓸쓸한 기운이 파고든다. 이럴 땐 뭘 하면 좋을까. 파란 하늘을 따라 들로 나가도 나쁘지 않을 테고 극장에 홀로 앉아 영화를 봐도 좋겠다. 그중에서도 가장 멋진 일은 서점에 가서 시집을 사고 시를 읽는 거다. 겉멋이라 비웃어도 좋다. 가을엔 시를 읽고 싶다. 시는 참 어렵다. 나는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시는 아무나 쓰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쉽게 읽히는 시도 있지만 내게는 어려운 시가 더 많다. (더 어려운 건 시집 마지막에 붙어 있는 해설이라는 글이다. 대체 무슨 이야길 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는 글들이 참 많다. 시를 설명해주는 글을 읽다 내팽개친 시집도 여러 권이다.) 그런데 어려운데도 자꾸 마음이 가는 .. 2019. 10. 22. <제53호> 만약 당신이라면 어떠한가요?_임경미(옥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싸늘한 바람에 가을이 성큼 우리 곁에 와있음을 느낀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을 보내고 찾아온 가을, 어느 때보다 반가웠다. 하지만 반가움의 즐김도 잠시 서늘히 불어오는 바람이 그리 가볍지 않다. 그리고 불어오는 바람에 무게만큼 마음도 무겁다. 지난 7월 일명 ‘축사노예 만득이사건’ 으로 떠들썩했던 지적장애인의 임금착취와 학대에 대한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 사건이후, 각 지역마다 지적장애인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내가 살고 있는 곳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군에서 조사한 결과 중 공식적으로 들어난 10건, 그 중 3건의 장애당사자들을 만나 상담을 하게 되었다. 그 분들과 상담을 하면서 그들이 살고 있는 주변 환경과 주거환경을 보며 차마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그 분들이 살고 있는 곳은 컨테이너.. 2019. 10. 22. <제52호> 딸 바보 보다 페미니스트 어때?!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나는 페미니즘을 잘 모른다. 단 한 번도 페미니즘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페미니스트가 싫었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페미니스트를 불편해했다.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센(?) 언니들이 좀 유난스럽다고 생각했다. 나는 여자이면서도 페미니즘은 나와는 상관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땐 세상을 몰랐으니까. 페미니즘 혹은 양성평등 혹은 가부장적인 문화 등에 대한 고민은 결혼과 함께 찾아왔다. 결혼을 하니 이제까지와는 또 다른 세상이 열렸다. 내 남편은 꽤 괜찮은 사람이다. 훌륭한 인격을 갖춘 어른이다. 그렇지만 그는 가부장적인 면모를 가진 사람이다. 내 시부모님이나 남편은 나를 억압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며느리로, 아내로 살아가면서 적지 않은 불만들은 쌓여갔다. 신.. 2019. 10. 22. 이전 1 ··· 230 231 232 233 234 235 236 ··· 2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