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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교육/일꾼의 탐독생활29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는지 돌아보라’ 존 어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 2023) – 감독 : 조너선 글레이저                                                                                                                                                                    어둠 너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영화가 시작되었다. 한 장면을 오래도록(1분? 2분? 정도였는데) 보여주며. 장면은 그냥 흑백, 캄캄한 암막이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거대한 기계음 같기도 하고 수많은 비명이나 아우성이 눈사태처럼 쏟아져 내리는 소리 같기도 했다. 불길하고 불안한 상황. 대체 .. 2024. 6. 20.
린 틸먼 - 어머니를 돌보다 어머니를 돌보다 의무, 사랑, 죽음 그리고 양가감정에 대하여 - 린 틸먼 지음 이은규 “당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정보를 제공하거나 위로를 건네거나 당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도 모르는 이야기” 책 앞머리에서 린 틸먼은 친절하게(?) 이 책에 실린 내용을 안내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녀의 말은 진심이었다. 나에게 이 책은 도움이 되었고 정보를 제공해주었고 위로를 건넸고 마침내는 마음을 불편하게도 했다. 마음을 불편하게 한 것은 린 틸먼 탓이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나에게도 닥쳐올 상황이 떠오르면서 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어머니가 있고 적극적으로 늙어가고 있는 아내가 있고 내가 있기 때문이다. 린 틸먼은 자신의 두 자매와 함께 11년간 (요양원에 보내지 않고) 어머니를 돌봤다. 정확하게는 현.. 2024. 4. 15.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의심하지 않는 생각없음의 지옥도” 이은규 우리모두와 다른 단 하나의 생명체라도 그 존재를 부정하거나 외면해서는 안되잖아요. 집단이 갖는 권위와 권력으로 차이를 차별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아니 그렇게 학습 당해 온 생이 억울하지 않습니까? 그러지 않았다면 우리는 사회는 더 다정하고 살만하지 않았겠어요? 혐오와 불안, 공포와 학대가 만연한 현실은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인 우리들의 생각없음이 만들어 낸 지옥도가 아닐까요? 책을 덮을 때 즈음 들었던 생각이다. “이 책이 쉽게 읽히지 않는, 논쟁의 불씨가 되는 텍스트이기를 바란다. 여성학, 여성 운동은 모든 담론과 마찬가지로 언어의 경합을 통한 생산적인 갈등 없이는 진전도 없다. 한국의 여성주의가 나아감 없이 여성의 생존의 목소리가 왜곡되어 미소지니의 타깃이 되.. 2024.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