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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호> 감았던 눈을 와짝 뜰 때 감았던 눈을 와짝 뜰 때 박현경(화가)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웠는데 눈 감고 가거라. 가진 바 씨앗을 뿌리면서 가거라. 발부리에 돌이 채이거든 감았던 눈을 와짝 떠라. - 윤동주, 아침에 눈을 뜨면 간단한 명상을 하고, 뜨끈한 두유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일기를 쓴다. 고양이들 아침밥과 물을 챙겨 주고, 고양이들 화장실을 청소해 준다. 요가원에 가는 날은 요가를 하며 땀을 흠뻑 흘리고 집에 와, 천천히 점심밥을 지어 먹는다. 요가복을 빨아 널고 오후 작업을 시작한다. 요가원에 가지 않는 날은 아침 일찍부터 작업에 들어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날의 작업을 마치고 시간이 남으면 걸어서 남편의 카페에 간다. 차 한 잔을 홀짝이며 전시 준비 일을 한다. 아침, 저녁, 밤마다.. 2022. 12. 26.
<128호> 나를 돌보는 연습 11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기 동글이 두근 두근. 두근거리는 마음아. 잠잠 해라. 두 손을 모아 심장에 올려놓습니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 작은 일에도 뛰는 마음을 돌보는 건 꽤 피곤한 일입니다. 동시에 꽤 낭만적인 일입니다. 하늘에서 눈이 쏟아져 내릴 때, 사랑하는 이를 만나야겠다고 길을 나섭니다. 바람이 쌩하고 불어와도 볼에 닿는 차가움이 마음을 시원하게 합니다. 눈 위에 폭 안깁니다. 어린 날의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익숙한 것을 새로이 봅니다. 초록색, 빨간색. 크리스마스는 신호등에도 있습니다. 12시 25분이 되면 그 시간은 크리스마스 시간이 됩니다. 711 버스가 지나가네요. 제 생일 버스입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들이 어찌나 많은지요. 작은 것에도 마음 쓰는 것이 힘들었던 .. 2022. 12. 26.
구원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월드컵이 끝났다. 축구만 놓고 봤을 때 2022 카타르 월드컵은 가장 재미있는 대회였다. 약팀이 강팀을 잡는 이변이 자주 일어났으며 대한민국은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 최초 4강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는 결승전에서 한 편의 드라마를 찍었으며 메시는 마지막 도전에서 월드컵 트로피를 동료들과 함께 들어올렸다. 하지만 수많은 노동자들이 경기장을 짓다 죽음을 맞이해야 했고 선수들은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혹사당했다. 성차별과 인권침해의 현실이 월드컵 수면 아래 묻혔다. 우리 역시 화물연대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저항이 심도 있게 이야기되지 않았으며 현 정권의 일방적 탄압을 막지 못했다. 무엇인가를 좋아하고 즐기는 것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그 이면.. 2022.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