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신글980

<109호> 미진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미진 일꾼의 시방 여기 짧은 글 이따금 아버지는 “죽은 사람은 빨리 보내주는게 그 사람을 위한 거야”라고 말하셨다. 하지만 세상에는 그렇게 보낼 수 없는 죽음이 있다. 누군가의 삶은 죽음 이후에도 산 자들에 의해 난도질 당한다. 난도질 당하는 죽음 앞에서 어찌해야 할지 모른채 그 죽음을 붙잡고 있는 살아있는사람들, 나는 그들과 함께 한다. 기억을 포기하는 순간, 보내지 말아야 하는 죽음을 보내는 순간 우리는 진실로부터 멀어진다. 2021. 6. 1.
<109호> 풀과 잔디, 2_잔디(允) 봄이 와도, 여름이 와도, 마음이 따뜻해지지 않아 겨울처럼 차갑고 힘들 때, 마음 들여다보듯, 한밤 조용히 앉아, 되풀이해서 보던 드라마가 있었다. 보고 있으면, 그냥 아프고 슬퍼서, 차라리 내 발걸음이 저 사람들보다는 깊이 아프지 않다는 것이 위안이 되는 그런 드라마였다. 드라마 속의 배우들의 독백이 시처럼 다가와, 가만가만 삶에 대해 읊어주는 것 같아, 어떤 문장은 한동안 가슴 속에 머무르며 위로가 되기도 하였다. 그 드라마 속에서 아이가, 엄마에게 묻는다. - “엄마, 사랑이 뭘까?” 그 질문 끝에 바로 이어지는 이 노래. 그게 뭐든 궁금해 전부 구겨 놓은 기억들 매일 후회하고 매일 시작하는 사랑이란 고단해 사랑과 또 집착은 얼마나 다른 걸까 시간이 지나도 답이 없는 빈칸 사랑이란 궁금해 내일이 또.. 2021. 6. 1.
<109호> 이재학 PD를 추모하는 밤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지난 13일 청주지법은 이재학 PD가 청주방송의 노동자이며, 부당해고를 인정한다고 항소심 선고에서 밝혔다. 이재학 PD가 생전에 그토록 바라던 청주방송 노동자임을 확인받았다. 허망함, 안타까움… 말로는 다 채울 수 없는 그런 감정들이 밀려왔다. 이재학 PD는 죽음으로 방송계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합리한 처우를 세상에 알려냈다. 그러나 정작 언론들은 고인의 죽음을 외면했다. 처음엔 충북지역 대다수 언론들이 고인의 죽음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세상은 들끓었으나 지역사회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했다. 지역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의 죽음 앞에서도 지역 언론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방송사들이 카메라를 들고 기자회견장을 찾았으나 이재학 PD를 익명 처리하고, CJB 청주방송의 로고를 모자이크 처리하는 .. 2021.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