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신글1079

한가을 둥글게 2025. 9. 25.
디어 마이 네임 펠프미 서른 네 번째디어 마이 네임, 이름이 지워진 한 성폭력 생존자의 진술서 너머 이야기- 샤넬 밀러 지음/ 성원 옮김 피해자가 된다는 건 신뢰받지 못한다는 참혹한 현실을 뚫고 건져올린 디어마이네임 이재헌 샤넬 밀러가 2015년 저 먼 나라에서 겪었던 참혹한 일이 데자뷰처럼 너무나 선명하게 눈앞에 그려진다. 사법부는 정의의 대리인인척 하지만 실상은 기득권과 남성사회의 파수꾼일 뿐인가. 이런 암담한 세상에서 샤넬 밀러의 용기라는 등불은 그와 유사한 피해자에게 확산되고 병들어 있는 사회를 불태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점점 더 혐오와 가해가 더 빠른 속도로 광장을 점령해 간다. 언제쯤 약자의 투쟁이 마침표를 찍고 우리 사회의 약자도 존중받을 수 있을지, 멀게만 느껴진다. ‘내가 당신과 함께 .. 2025. 9. 25.
여자들 여자들 하기정 죽은 다음에야 이름이 불리는 여자들이가랑이 사이 대바구니를 끼고 나물을 뜯는다 고모 이모 숙모 당숙모 시모 친모 온갖 어미들이할머니 외할머니 큰할머니 왕할머니 온갖 할미들이 지붕 위에 흰 저고리 던져놓고붕붕붕 박각시나방이 혼례 치르는 초저녁에폐백으로 받은 밤송이를 가랑이 사이에 두고가시가 찌르는 줄도 모르고 가시네 가이네 계집애 온갖 여자들이가랑이 사이에 뜨거운 쇠붙이를 넣고전쟁을 향해 돌을 던진다 돌을 던진다 돌을 던진다임진년아 병자년아소녀들아, 소녀들아 작고 여린 꽃잎들아 화냥년아 잡년아 여기가 어디라고 발을 디리놓나,꿈들이 밤마다 설치류처럼 치맛자랏을 쏠고베냇저고리 젖내를 풍기며소녀들아, 소녀들아 작고 여린 꽃잎들아 달이 빠진 우물에 뚜껑이 덮이고미망의, 아직 죽지 못한 여자들이흰 버.. 2025. 9.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