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1048 <105호> 겨울과 마당_박윤준(음성노동인권센터 활동가, 회원) 이사 온지 벌써 두 달이 다 되어 가지만, 집 앞 마당에 소복소복 눈이 쌓인 걸보고서야 마당 딸린 주택에 이사 온 것이 실감이 났다. 갓난아이처럼 귀엽고 흠 없이 반짝이는 모습은 경이로워서 한동안 쳐다보게 만들었다. 이사 오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모충동의 겨울. 쓰윽-쓰윽, 싹, 싹. 대문 너머 골목에는 이웃집 할머니의 비질 소리가 들려온다. 50년은 더 된 오래된 가옥은 최근까지 몇 번의 공사를 거쳤다고 한다. ㄷ자 모양의 마루(거실?) 공간 앞쪽을 ㅁ자가 되도록 증축했고 집 왼쪽편을 조금 증축해서 보일러실과 현대식 화장실을 두었다.(전에는 어딘가에 재래식 화장실이 있었겠지?) 그리고 보일러실이 있는 곳에 현관문을 두어 기괴함을 더했다. 본채와 마주보는 자리에는 창고들이 칸칸이 있었는데 문 달린 곳으로 .. 2021. 1. 27. <105호> 세상에 지지 않고 앞으로 한 발 더 나아가는 법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회원)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가해였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과 자살, 그리고 이어진 2차 가해 … 당시 곳곳에서 이 문장을 인용하는 글을 봤다. 유명한 시의 문구도 아니고 한낱 소설의 문구인데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이 문장을 인용하는 것이 너무나 놀라웠다. 인용이 전부가 아니었다. 2030 세대 여성들은 이 문장이 담긴 정세랑의 소설 를 구매해 피해자와 연대하는 움직임도 보여줬다. 정세랑? 나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대체 어떤 책일까 궁금했다. 라는 책도 혹시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룬 건가 궁금했다. 궁금했지만 바로 읽지는 못했다. 그 사이 넷플릭스에서 을 봤고, 여기저기 예능에 출연한 정세랑 소설가를 유튜브에서 짤로 봤다. 밀레니얼 세대의 대표적 소설가라는 정세랑 작가의 를 이제야 .. 2021. 1. 27. <105호> 2020 그리고 2021_이 구원(회원) 2020년은 나에게 다양한 의미의 한 해였다. 물론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집어 삼킨 한 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것보다 더 다양한 의미로 다가왔던 지난 해였다. 20대에 머물 것만 같았던 나이가 30대의 경계를 완전히 넘었으며 정말 오랜 고민 끝에 기존에 소속되어 있던 단체와 활동들을 그만 두었다. 또 내가 줄곧 회피해 왔던 상처를 잠시나마 제대로 들여다보기도 했었다. 2021년이라는 또 다른 새해의 시작점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지금 지난 시간 속 나와 나의 감정을 뒤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에 대해서 아직 상대적으로 젊기에 무언가를 이야기하기에는 애매한 느낌도 있다. 다만 아이들에게 삼촌 혹은 아저씨라는 말을 듣는 것이 이제 별로 이상하지 않다. 200.. 2021. 1. 27. 이전 1 ··· 204 205 206 207 208 209 210 ··· 35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