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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호> 빈소에 찾은 조문객처럼 안녕하신지요. 슬픔이 많은 계절입니다만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꽃들 덕에 소생할 기운을 얻고 있습니다. 꽃들이 겨울의 추위와 여름의 더위 사이에서 자신의 시간들을 남김없이 써버리는 것처럼, 저 역시 제게 주어진 시간들을 허투루 쓰지 않고 남김없이 쓰리라 생각합니다. 제 앞에 놓여진 비단향꽃무는 우울한 저를 위해 사랑하는 이가 선물해준 것인데, 그 꽃을 전해주는 그녀의 얼굴빛이 저에게는 구원이었습니다. 그 꽃은 그녀를 닮아 꽃잎이 풍성하고 향이 멀리 퍼지고 생명력이 강했습니다. 그녀와 다투고 난 후에 화병에 놓인 꽃을 발견했습니다. 어느새 줄기 끝 물관이 막혀서 꽃은 꽤 말라있었습니다. 꽃을 살짝 건드리니 보라색 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졌습니다.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졌습니다. 꽃잎들은 시들기보다는 그 모양.. 2020. 4. 28.
<제95호> 그대에게 보내는 단어. 세 번째_잔디(允) 진달래꽃봉오리가 분홍색인지 자주색인지를 놓고 아이들이 티격태격합니다. 대화라기보다 서로 주기만하는 것 같은 말이, 마치 목소리를 크게 내는 사람의 의견이 맞는 듯, 결론이 나려하다가, 그래 보는 사람의 눈이 다르니 그 빛깔을 표현하는 말도 다를 수 있다며, 서로의 생각을 인정하는 듯 아닌듯한 끝을 내며 각자 하던 일로 돌아갑니다. 저물어가는 봄 햇살 아래, 꽃빛을 바라보며 우리가 함께 서 있다는 것이,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고마움임을 다시, 기억합니다. 캄캄하고 긴 터널을 느릿느릿 통과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요즘이지만, 한시적 무노동 무임금 시간을 살고 있지만, 이 시기를 통해 저를 돌아봅니다. 일상을 침범했다고 여겨지는 질병과 사람의 간극과 관계, 긴 시간 한 공간에서 함께.. 2020. 4. 28.
2020년 5월 소모임일정 ◉ 인문강독회 ‘새로 읽는 저녁’: 진행 정미진 일꾼 ▶ 5월 14일(목) 저녁7시 마주공간 ◉ 인권강독회 수요 모임 : 도시에 대한 권리 - 진행 이은규 일꾼 ▶ 5월 6일(수), 20일(수) 저녁7시 (사) 두꺼비친구들 사무실 ◉ 나를 바라보고 바로 보는 숨날(명상모임) : 진행 이은규 일꾼 ▶ 5월25일(월) 저녁7시 인권연대 숨 사무실 ◉ 5.18 광주민주항쟁 40주년 숨 평화기행 - 사라진 사람들 ◎ 일시 : 2019년 5월 16일(토) 오전 9시 ◎ 출발지 : 인권연대 숨 사무실 ◎ 장소 : 국립 5.18 민주묘지 -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지 - 옛 전남도청 ◎ 참가비 : 1인 40,000원(식대, 교통비) ◎ 접수 문의 : 정미진 일꾼(010 3277 4114) ◎ 접수 마감 : 5월 14일.. 2020.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