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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호> 굿바이 하는 날까지! 굿바이 하는 날까지! _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회원) 1억원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다. 난생 처음으로 피고가 됐다. CJB청주방송 이두영 이사회 의장이 대책위가 지역신문에 낸 광고를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의 명예가 너무나 큰데 내가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한다. 앞으로 비슷한 광고를 할 경우 1건당 1천만 원을 내라고도 한다. 처음 소장을 받고서 한참을 들여다봤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 또렷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멍했다. 정신을 차렸다. 기분이 나빴다. 이내 이게 바로 이두영 의장이 원하는 거겠구나 싶었다. 활동가에게 떠들지 말라고 겁박하는 양XX 같은 인간이라니…. 이재학PD사망사건 대책위 변호사들이 법률 대응을 맡기로 했다. 덕분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대책위에 다른 활동가들의 연대도 뜨겁게 느꼈다. 전 충북민언련 대표이자 지금 옥천.. 2020. 7. 28.
<98호> 그대에게 보내는 단어 여섯 번째_잔디(允) 척박한 땅에 심었던 씨감자가 자라 이제, 남편과 함께 만삭의 몸으로 쭈그리고 앉아 캐고, 옮기고 감자를 수확하던 어머니는 밭에서의 고된 하루 일과를 다 마치고, 저녁도 다 해서 드시고, 설거지까지 하고나서 그 밤, 저를 낳았다고 하셨어요. 장마 지기 전에 감자를 다 캐고 나서 네가 태어났어. 참 착한 딸이지. 스무 살 즈음까지, ‘착한’이란 단어에 기대어 혹은 빠져나올 생각조차 없이, 아무런 의심 없이, 하고 싶은 말 지나보내고, 마음속으로 들어온 말 고스란히 쌓으며, 조용히 착하게 지내려고 했어요. 힘겹게 사느라 마음 아픈 엄마가 내가 던진 말에 마음 아파서 깨져 버릴까봐 담고, 누르고, 담고, 참고, 누르고... 그때는 그렇게 하고 있는지도 몰랐어요. 시간이 흐르고 살아가는 것이 점점 더 힘들기도 하.. 2020. 7. 28.
<제98호> 책임이라는 정치적인 과제_박윤준(음성노동인권센터 활동가, 회원) 그럴 때가 있다. 내가 잘못한 거라고, 나의 부족함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인정하기 싫을 때가 있다. 내가 비겁해서, 무책임해서, 사려 깊지 못해서 그 사람에게 어떤 손상을 만들었음을 인정하기 싫을 때가 있다. 그냥,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덮어두고 믿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있을 때가 있다. 그때는 세상에서 가장 무겁고 단단한 쇠붙이들을 불러 모아 방패를 만들고 웅크리고 앉는다. 불안한 마음은 몸과 마음을 천근만근 무겁게 만든다. 아, 내가 별로인 사람이구나. 가슴 깊이 사랑하는 이와 시간을 보낼수록 깨달아가는 진실은 황홀한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마음 속 가장 밑바닥에 있는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납작한 쇠붙이를 꺼내서 당신과 내가 함께 확인하는 시간들이었다. 내가 그 사람을 아프게 하는 것은 그 납작.. 2020.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