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신글1048

<제97호> 5.18 광주의 공동체에 대하여_이구원 5.18 민주화항쟁일이 찾아왔다. 올해에는 박정희 군사쿠데타가 일어났던 5월 16일에 인권연대 숨 회원들과 함께 광주를 다녀왔다. 자립생활을 시작한 뒤부터 5월에 광주를 찾아간 것은 올해로 세 번째이다. 사실 광주를 다녀오기 전까지 나에게 5월 18일은 교과서적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사악한 전두환과 그 무리들의 지시로 행해진 시민들에 대한 학살, 그에 대한 저항과 민주화운동과 같은 개념들이 머릿속에 있었을 뿐이다. 광주를 방문한 후에야 그곳에서의 삶과 죽음, 인간의 존엄성 훼손이라는 폭력의 본질, 남은 이들의 삶과 치유,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진실에 대한 내용들이 가깝게 와 닿게 된 것 같다. 특히 올해에는 광주를 방문하며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번에 다시 생각해 보게 된 주제는 광주.. 2020. 7. 28.
<제97호> 임계장 이야기, 경비원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 … 이수희(충북민주언론연합 사무국장) “엉엉 울었습니다…임계장 이야기를 통해 아파트 경비원의 외침을 세상에 전했지만 들어주는 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제 제 책은 쓸모없어졌습니다… 경비원 최씨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입니다. 죽으려고 노동한 것이 아닙니다. 이 죽음에 대해 무심하지 말아주십시오…” 를 만나기 전에 페이스북에서 조정진 작가의 글을 먼저 봤다. 얼마 전 주민에게 맞아 부상을 당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비원 최모씨의 죽음을 접한 조정진 작가는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짧은 글을 읽으며 눈물이 났다. 주문해 놓고 기다리던 책이 마침내 도착했다. 궁금했던 를 무거운 마음으로 펴들었다. 임계장; 임시 계약직 노인장, 고다자 ; 고르기도 쉽고 다루기도 쉽고 자르기도 쉽다고 해서 붙은 말… ‘임계장’, .. 2020. 7. 28.
<제97호> 그대에게 보내는 단어. 다섯 번째_잔디(允) 시간의 강을 타고 유유히 흐르고 있는 우리. 여기까지 흘러, 小滿(소만)이라는 절기에 닿아 제법 우거진 초록 사이에서 하얀(흰) 꽃을 봅니다. 올해엔 특히, 쪽동백나무가 틔워낸 하얀 꽃이 제 마음에 앉았습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니, ‘하얀’이 아기의 순수성에 가깝다고 하면, ‘흰’은 삶의 각각의 지점에서 배움을 꿈꾸며 삶을 살아낸 사람이 낼 수 있는 순수에서 뿜어 나오는 고결함 같아요. 빈 논에 물을 담고, 그 흙을 갈고, 곱게 펴고, 어린 모를 심는 사람들을 오가며 봅니다. 기계로 모를 심은 후 한 줄 한 줄 모를 이어주는, 발과 다리가 푹푹 빠지는 무논에서, 허리 구부리고, 홀로 일하시는 분들. 배추밭에서, 혹은 사과밭에서, 부지런한 동작이지만, 고요히 흐트러짐 없이 움직이시는 어른들을 오가며 뵈면.. 2020.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