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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호> 한국어 듣기시험을 봐야 하나… _ 이병관 회원(충북·청주경실련 정책국장) 토론회에선 으레 방청객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준다. 질문을 하라고 했는데 손드는 사람이 없어 분위기가 뻘쭘해지는 것도, 누군가 장황하게 말하는 것도 무척 곤혹스런 상황이다. 그나마 토론 주제와 관련이라도 있으면 다행인데,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대개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하지 토론회 내용을 신경 쓰진 않는다. ‘질문’을 하랬더니 ‘연설’을 하는 몰상식은 비단 토론회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질문이란 것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말을 들어야 할 수 있다. 상대방이 한 말 중에 이해가 안 가거나, 아니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때(이의 있습니다) 하는 것이 질문이다. 자기 하고 싶은 말만 장황하게 하거나, 남이 했던 말을 반복해서 한다는 것은 결국 남의 얘기를 듣지 않았다는 뜻이다. 잠시 학술적인(?) 고민.. 2019. 9. 26.
<제66호> 가을편지_잔디(允) 그대에게(BGM은 아이유님의 밤편지...) 가을날, 마음 한 자락 띄웁니다. 엊그제 남편과 딸아이와 막내와 함께 잠시 외출하였어요. 형님네 고구마밭에서 아이들과 고구마 캐는 사람풍경을 보며, 저는 따가운 햇볕 아래 평평한 땅에 한가하게 앉아있었지요. 그러다가는 전봇대 폭 만큼의 그늘을 발견하고는, 그 그늘에 얼굴을 가리고 앉아 풍경을 보았지요. 한결 편안하더이다. 몸을 아주 조금 움직여 전봇대 길다란 그림자를 벗어나면 얼굴에 와닿는 햇살의 따가움, 그늘로 들어오면 여유로움, 따가움, 여유로움, 그놀이를 반복하며 해님과 숨바꼭질, 물드는 산 풍경, 도란거리는 그들의 목소리, 불어오는 바람... 더 바랄 것없는, 가을날, 한가함이었어요. 문득 그아이 생각이 났어요. 이십년이 다되어가는 기억이니 그아이는 스무.. 2019. 9. 26.
<제66호> 변화는 있어도 변함은 없기를..._이영희 회원(청주 원영한의원) 남편과 자주 가는 막걸리집이 있다. 무한 반복으로 흘러나오는 7080 노래가 무척 정겨운 곳이다. 그날도 기분 좋게 한잔 하던 차였다. 그런데 갑자기 옆 테이블에 있던 청년이 주사를 시작했다.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할 때까진 그러려니 했는데, 소주병을 집어던지는 바람에 안이 소란스러워졌다. 같이 온 일행이 청년을 데리고 나가서 잘 마무리되긴 했지만, 마음이 상한 우리는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술 취한 사람이 제일 무섭고, 주사 부리는 사람이 제일 싫어!” 궁시렁 궁시렁 하며 집으로 돌아왔는데 큰아이가 평소보다 일찍 집에 와 있었다. 술 냄새가 솔솔 풍긴다. 친구들과 한잔 했단다. 요놈, 취했다. “엄마, 내 나이가 스물다섯인데, 아직까지 독립도 못 하고... 엄마 아빠한테 얹혀살고 있어서 너무 미안.. 2019.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