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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색깔 무지개가 다정하게 떠오르기를 말도 안되는 겨울이 가고 호흡 짧은 봄도 흐르고바야흐로 뜨거운 계절을 겪어야 한다말도 안되는 겨울은 말이 되는 희망이 넘쳤으나뜨거운 계절에는 ‘나중에', ‘먹사니즘’오랜 부적 덕지덕지 처바른다그 무리들은 그 말도 안되는 겨울과 닮아 있다 평등했던 광장의 울림들이 다른 사회에 대한 희망으로 뜨거웠던 겨울의 입김들이몽글몽글 모이고 모여 구름이 되고 벼락같은 비가 되어혐오로 찌들고 먹사니즘에 몰입된 그들과 그들의 담벼락을 허물어 버리기를거기 그들의 폐허에서 일곱색깔 무지개가 다정하게 떠오르기를 2025. 4. 25.
다시 만난 세계 다시 만난 세계박현경(화가, 교사) 토요일 아침, 잠에서 깨어 뜨거운 커피 한 잔 들고 2층 작업실로 간다. 가로 2미터, 세로 1미터 30센티미터의 수채화용지가 작업대에 펼쳐져 있다. 한 달 넘게 진행 중인 작업. 천사의 붉고 커다란 날개 한쪽이 반쯤 채색돼 있다. 얼기설기 쌓인 액자들 틈바구니에서 잠을 자던 고양이 봉순이가 깨어 야옹댄다. 핸드폰에 블루투스 오디오를 연결하고 음악을 켠다. 빌리어코스티의 ‘소란했던 시절에’가 작업실 안에 잔잔히 깔리고 나는 크레용을 집어 천사의 날개 채색을 이어 간다. 그렇게 아침 7시 반부터 10시 반까지 세 시간이 훌쩍 흘러, 운동하러 갔던 남편이 집에 돌아오면 둘이서 맥도날드에 간다. 나는 슈슈버거 세트, 남편은 빅맥 세트. 천천히 먹고 마시며 일주일간 밀린 .. 2025. 4. 25.
펠프미 서른 한번째 '페미사냥' 펠프미 서른 한번째『페미사냥』 이민주 著, 민음사 刊, 2025 당신의 이야기가 나의 무지를 깨뜨렸다.이은규 무지를 깨닫게 해주어서 페미사냥의 저자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또한 이 책에서 언급된 페미사냥의 사례들을 ‘잘’ 알고 있고 그 문제에 대해서도 ‘잘’ 인식하고 있다는 오만하고 순진한 착각을 깨뜨려 주어서. 그동안 나는 사건화되는 사례들에 한정해 호기심을 가졌을 뿐 그것들의 맥락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짧은 호흡의 분노로 세태를 비관했을 뿐이었다. 게임의 세계, 서브컬쳐는 내 관심사가 아니었으므로 무관하다 여기는 사회적 위치와 관계에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도사인연한 나른한 태도로서 페미사냥에 일조해 왔음을 고백한다. 눈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다. 그 너머를 이야기하자고 하는 저자의 당부를 .. 2025.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