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넘다(franchir)
뛰어넘다(franchir) 박현경(화가) 1. 그림을 그린다는 건 ‘뛰어넘는’ 행위이다. 그리는 이와 대상 사이의 간극을 ‘뛰어넘고’, 3차원의 물체를 2차원의 화면에 표현해 내는 어려움을 ‘뛰어넘고’, 상상력의 부족을 ‘뛰어넘고’, 생각의 틀을 ‘뛰어넘고’, 익숙하고 편한 방식으로 그리려 하는 관성을 ‘뛰어넘고’, 완성하지 못할지 모른다는 혹은 완성해도 쓰레기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뛰어넘고’, ‘뛰어넘고’, 또 ‘뛰어넘는다’. 생각하면 나는 매일 새벽, 그리고 주말마다, 방바닥이나 작업 책상에 웅크린 채로 그렇게 뛰어넘고, 뛰어넘고, 또 뛰어넘고 있었던 것이다. 2. 나의 연작 ‘네가 보고 싶어서’ 중 58번째 작품에는 이런 문장이 부제(副題)처럼 달려 있다. ‘모든 두려움을 뛰어넘어, 마침내 널..
2024.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