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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I'm feeling good” “Oh, I'm feeling good” - 영화 ‘퍼펙트 데이즈’이은규 참 좋아하는 시가 있다. 기회가 날 때마다 사람들에게 소개하고는 한다. 좋은 것은 알리고 나누어야 하므로. 인권교육을 할 때면 교안에 단골로 올리는 시이기도 하다.“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실습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중에서) 여기 한 중노년의 남자가 있다. (나이 육십은 넘었고 칠십은 이르지 못한 이.. 2024. 7. 23.
“너한테는 상처받고 배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붕대 감기 ‘당신이 건강했으면 좋겠다’이재헌 붕대 감기의 마지막 작가의 말은 이러했다. ‘나의 어리석음 때문에 멀어진 옛 친구들과, 지금 나를 견뎌주는 몇 안 되는 보석 같은 사람들과 한없이 미워했던 게 이제는 너무 미안한 나 자신을 떠올리며 썼다. 그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2019년 겨울’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처지와 생각을 써 내려가며 누군가를 떠올렸을 작가의 마음이 조금 헤아려진다. 조금의 그리움과 회한, 고마움, 그리고 따뜻한 마음.  “같아지겠다는 게 아니고 상처받을 준비가 됐다는 거야……. 다른 사람이 아니고 너한테는 나는 상처받고 배울 준비가 됐다고,”  우리 사회가 어느새 양극으로 나눠져 서로 혐오하는 모습이 너무도 익숙해져 버렸다. 연대와 공감의 페미니즘 또한 진짜 페미니즘과 가짜 페미니즘으로.. 2024. 7. 12.
해방의 밤 참으로 근사한 인연 ‘해방의 밤’이은규 몸과 마음으로 온전하게 살아온, 살아내려 애쓰는 사람들과의 소통과 공감의 이력을 여러 책들의 내용들과 함께 소개한 해방의 밤, 어쩜 이렇게 섬세하고 가만가만하게 마음에 와 닿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잰체하지 않고 숨 쉬듯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말이지. 날 선 말 없이도 설득당하는 글의 힘. 은유는 부흥사다. 강력한 카리스마 없이도 글의 힘을 설파하는.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붕대 감기』 말미에 나오는 ‘작가의 말’을 고백처럼 네게 전할게. "마음을 끝까지 열어 보이는 일은 사실 그다지 아름답지도 않고 무참하고 누추한 결과를 가져올 때가 더 많지만, 실망 뒤에 더 단단해지는 신뢰를 지켜본 일도, 끝까지 헤아리려 애쓰는 마음을 받아본 일도 있는 나는 다.. 2024. 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