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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훼님전 상서 야훼님전 상서 고정희 야훼님 한 사나이가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오랜 추위와 각고를 끝낸 사나이가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아주 멀리 떠날 줄 알았던 그, 이제는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린 줄 알았던 그 사나이는 누더기 옷을 걸치고 섬광 같은 눈빛을 간직한 채 그의 기원을 묻어둔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그가 돌아 왔을 때 영원히 닫긴 줄 알았던 기도의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가 돌아 왔을 때 영원히 끝난 줄 알았던 자유의 휘파람 소리가 들판을 가로질러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가 돌아 왔을 때 우리들 기다림이 불기둥으로 일어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야훼님 그가 돌아온 마을과 지붕은 아직 어둡습니다. 그가 돌아온 교회당과 십자가는 더더욱 고독합니다. 그가 돌아온 들판과 전답은 이 무지막지한 .. 2024. 1. 26.
지나는 마음 2024. 1. 26.
MOTHERCARE 어머니를 돌보다 MOTHERCARE 어머니를 돌보다 의무, 사랑, 죽음 그리고 양가감정에 대하여 - 린 틸먼 지음 이은규 “당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정보를 제공하거나 위로를 건네거나 당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도 모르는 이야기” 책 앞머리에서 린 틸먼은 친절하게(?) 이 책에 실린 내용을 안내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녀의 말은 진심이었다. 나에게 이 책은 도움이 되었고 정보를 제공해주었고 위로를 건넸고 마침내는 마음을 불편하게도 했다. 마음을 불편하게 한 것은 린 틸먼 탓이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나에게도 닥쳐올 상황이 떠오르면서 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어머니가 있고 적극적으로 늙어가고 있는 아내가 있고 내가 있기 때문이다. 린 틸먼은 자신의 두 자매와 함께 11년간 (요양원에 보내지 않고) 어머니를 돌.. 2024.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