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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解冤)과 상생(相生) 휴가 첫날 속리산 법주사를 찾았습니다. 관람료가 폐지되고 첫 방문이었습니다. 마음에 걸림이 없으니 평화로웠습니다. 느릿느릿 경내를 살폈습니다. 살아오면서 여러번 팔상전을 봐왔는데 한 번도 안에 들어간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신발끈 푸는 것이 귀찮아서였을까... 세월과 함께 가만히 늙어가는 법당안이 좋았습니다. 문가에 붙은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팔상전을 세바퀴 돌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처음 들어와 봤으니 소원을 빌어보자 마음먹었습니다. 눈을 감고 소원을 빌고자 하였으나 딱히 떠오르는 소원이 없었습니다. 눈을 감고 조금 시간이 흐르자 문득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내 안에 쌓여있는 울분이 함께 떠올랐습니다. 그 마음을 가만가만 살피며 억울한 죽음과 삶, 모두.. 2023. 8. 25.
가을폭포 - 정호승 가을폭포 정호승 ​술을 마셨으면 이제 잔을 놓고 가을폭포로 가라 가을폭포는 낙엽이 질 때마다 점점 더 깊은 산 속으로 걸어 들어가 외로운 산새의 주검 곁에 누워 한 점 첫눈이 되기를 기다리나니 술이 취했으면 이제 잔을 놓고 일어나 가을폭포로 가라 우리의 가슴속으로 흐르던 맑은 물소리는 어느덧 끊어지고 삿대질을 하며 서로의 인생을 욕하는 소리만 어지럽게 흘러가 마음이 가난한 물고기 한 마리 폭포의 물줄기를 박차고 튀어나와 푸른 하늘 위에 퍼덕이나니 술이 취했으면 이제 잔을 놓고 가을폭포로 가서 몸을 던져라 곧은 폭포의 물줄기도 가늘게 굽었다 휘어진다 휘어져 굽은 폭포가 더 아름다운 밤 초승달도 가을폭포에 걸리었다 -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창비, 2021) 2023. 8. 25.
'잔인한 국가 외면하는 대중' 강독 후기 나눔 6회차에 걸친 수요강독회, 잔인한 국가 외면하는 대중을 함께 완주했습니다. 수요강독회는 8월 한달간 방학입니다. 다음 모임은 9월 6일 수요일 '헌법의 탄생'과 함께 진행합니다. 잔인한 국가 외면하는 대중 강독회 후기 나눔 신성철 『우리는 ‘부인의 화법이’ 우리사회의 공공영역을 어떤 식으로 파괴하는지를 생생하게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또한 사회가 잘못 돌아간다고 느껴질 때 뭐가 잘못됐는지 알아봐야 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말장난의 베일을 벗겨 세상을 올바로 직시하는, ‘분명히 볼 줄아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분명하게 볼 줄 아는 시민들이 늘어가면 인권침해뿐 아니라 부인도 현재보다 훨씬 줄어 들것이다. 』 - 잔인한 국가 외면하는 대중 中 - 일상생활에 만연해 있는 부인을 통한 혐오.. 2023.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