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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호> 나를 돌보는 연습 12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행동하기. 그리고 의심하기. 동글이 나는 섬세하고, 닥치지 않은 상황을 미리 불안해하고, 걱정합니다. 또한 그런 감정을 누구보다 잘 숨기고 살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섬세하고 예민한 감정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사람을 만나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동시에 안쓰러웠습니다.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누군가에게 ‘불편한’ 사람 취급을 받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4번의 전학으로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열심히 적응해야 했기에 타고난 본성과는 달리 ‘잘’ 맞출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났지요. 그러니 오만하게도 ‘나는 누구에게나 맞출 수 있다!’ 자부하며 살아왔습니다. 있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야 다른 사람이 나를 도와주거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마음이 요동칠 때는 잠잠히 있는 연.. 2023. 1. 30.
<129호> 지나는 마음 2023. 1. 30.
<129호> 나는 왜 여기에 나는 왜 여기에 박현경(화가) 내 그림들에 둘러싸여 이 글을 쓴다. 프랑스 파리 15구의 한 갤러리. 흰 벽에는 알록달록한 괴물들이 붙어 있고 벌거벗은 내 자신이 나를 내려다본다. 사람 얼굴이 달린 물고기가 아가미에서 꽃을 뿜고, 소년과 호랑이가 물고기를 타고 날아다닌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호기심 어린 눈길로 통유리문 안을 들여다보고, 가끔씩 들어와 그림들을 자세히 본다. 내게 질문하고, 질문하고, 또 질문한다. 일 년 전부터 계획해 준비한, 내가 원하던 공간과 시간. 감사하다. 겁이 많은 나는 전시회를 앞두고 불안했다. 작품들을 포장해 위탁 수하물로 비행기에 싣고서 열네 시간 반을 날아와, 네 박스나 되는 그 짐을 파리 공항에서 되찾은 후 갤러리까지 운반하고, 전시 오프닝 전날 내 의도대로 작품들을 설.. 2023.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