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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호> 연습, 쓰기, 읽기 연습, 쓰기, 읽기 允 날아라 병아리* 병아리는 알 속에서 궁금했어 알 밖의 세상이 그래서 어느 날 겨우겨우 세상에 나왔지 세상을 돌아다녀 보니 쌀 한 알 먹는 것조차 물 한 모금 마시는 것조차 마음 한 조각 얻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지 그래서 병아리는 점점 커다란 알껍질을 만들었어 다른 병아리는 볼 수 없는 아마 병아리 자신도 알 수 없었을 거야 처음에는 단단해져 가는 알껍질 속에서 병아리는 이제 곧 병아리보다 ‘닭’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텐데 어떻게 하지? 생각을 하지 말아볼까? 생각하지 않으면 무슨 의미로 세상을 살아가지? 조용히 있는 것 같아 보이던 병아리는 생각 했어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 너무 답답하고 힘들어 외로워 어떡하지? 그러던 어느 날, 지나가는 바람이 네 탓이 아니야, 라고 .. 2022. 12. 26.
<128호> 감았던 눈을 와짝 뜰 때 감았던 눈을 와짝 뜰 때 박현경(화가)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웠는데 눈 감고 가거라. 가진 바 씨앗을 뿌리면서 가거라. 발부리에 돌이 채이거든 감았던 눈을 와짝 떠라. - 윤동주, 아침에 눈을 뜨면 간단한 명상을 하고, 뜨끈한 두유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일기를 쓴다. 고양이들 아침밥과 물을 챙겨 주고, 고양이들 화장실을 청소해 준다. 요가원에 가는 날은 요가를 하며 땀을 흠뻑 흘리고 집에 와, 천천히 점심밥을 지어 먹는다. 요가복을 빨아 널고 오후 작업을 시작한다. 요가원에 가지 않는 날은 아침 일찍부터 작업에 들어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날의 작업을 마치고 시간이 남으면 걸어서 남편의 카페에 간다. 차 한 잔을 홀짝이며 전시 준비 일을 한다. 아침, 저녁, 밤마다.. 2022. 12. 26.
<128호> 나를 돌보는 연습 11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기 동글이 두근 두근. 두근거리는 마음아. 잠잠 해라. 두 손을 모아 심장에 올려놓습니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 작은 일에도 뛰는 마음을 돌보는 건 꽤 피곤한 일입니다. 동시에 꽤 낭만적인 일입니다. 하늘에서 눈이 쏟아져 내릴 때, 사랑하는 이를 만나야겠다고 길을 나섭니다. 바람이 쌩하고 불어와도 볼에 닿는 차가움이 마음을 시원하게 합니다. 눈 위에 폭 안깁니다. 어린 날의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익숙한 것을 새로이 봅니다. 초록색, 빨간색. 크리스마스는 신호등에도 있습니다. 12시 25분이 되면 그 시간은 크리스마스 시간이 됩니다. 711 버스가 지나가네요. 제 생일 버스입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들이 어찌나 많은지요. 작은 것에도 마음 쓰는 것이 힘들었던 .. 2022.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