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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호> 책 숨, 슬기로운 탐독생활 극한 갈등/아만다 리플리 구원 일꾼 우연히 기자의 추천란에서 이 책의 제목을 발견하고 홀린 듯 구매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갈등의 필요성을 인정함과 동시에 고도갈등을 경계한다. 사람들이 고도갈등에 빠지게 되는 과정, 이유부터 거기에서 빠져 나오는 과정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사실 저자의 의견에 동의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이 존재한다. 제3자의 입장에서 고도 갈등의 배경과 과정들을 객관적으로 서술하려는 노력이 존재하지만 비판의 추가 한쪽으로 쏠려 있음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또한 갈등의 필요성을 상당히 소극적 범주 안에서만 인정하는 것 같아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배경과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바꾸지는 않으면서도 상호간의 만남을 통해 환대하고 토론하며 존중하.. 2023. 1. 30.
<128호> 책 숨, 슬기로운 탐독생활 하얼빈 – 김훈 구원 일꾼 독립운동가 안중근의 하얼빈 의거를 다양한 인물들의 관점에서 차분하게 펼쳐 보여준다. 김훈 작가 특유의 섬세함은 잘 드러나지만 전 저작들인 “칼의 노래”나 “남한산성”처럼 격정적이지 않으며 담담하고 단호해 보이는 서술이 인상적이다.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면서까지 외치고자 했던 동양평화의 메시지를 잘 담아내고 있다. 분명 안중근이 살아야 했던 역사적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안중근이 취할 수 밖에 없었던 의거의 방식을 오늘날에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안중근과 많은 사람들이 꿈꾸었던 “평화”는 오늘날 우리 또한 꿈꾸고 나아가야 할 길이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 은규 일꾼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평생을 정색하고 살아온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 2023. 1. 30.
<129호> 포옹 포옹 윤 아침에 눈을 뜨고 습관처럼 벌떡 일어나 쌀항아리 뚜껑을 재빠르게 열지 않는다. 가만히 눈을 뜨고, 코로 숨 쉬고 있는지를 본다. 뒷목이 편안한지 살핀다. 손바닥도 좀 비벼주고, 얼굴이 붓지는 않았는지 살피며 쓸어주고, 손가락이 붓지는 않았는지, 발뒤꿈치도 좀 만져주고, 왼손은 오른쪽 어깨에 오른손은 왼손 어깨에 올려 감싸 안는다. 토닥토닥. 그리고는 조용히 말해준다. 다시, 아침 맞은 것을 축하해. 오늘도 잘 부탁해. 때론 작은 목소리로, 때론 머릿속으로 속삭인다. 천천히 일어나 숨 들이마시고, 숨 내쉬며 겨울 창밖을 좀 바라보고, 전기주전자에 물을 올리고, 의자에 앉아 기다린다. 물이 데워지면 컵에 반쯤 담고, 찬물을 그 위에 담아 조금씩 조금씩 마신다. 천천히 해도 괜찮아, 말해준다. 나에게.. 2023.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