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산 위에서 부는 바람97 나의 이야기와 나 나의 이야기와 나 잔디 ‘이야기 치료적 자기분석 보고서’학교 과제를 수행하는 친구 곁을 서성이다 보게 되었다. 여러 가지 이야기 치료적 방법이 있지만, 미국의 발달심리학자 맥아담스가 인생의 8가지 중요한 사건들이라는 참고자료도 있었다, 나도 친구 따라 시도해보았다. 이 과제는 나의 삶에서 겪었던 여덟 가지의 중요한 경험 기술하기를 기반으로 한다. 내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는지? 내 인생에서 가장 밑바닥에 떨어졌을 때는 언제였는지? 나 자신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사건은 무엇이었는지? 가장 어렸을 때의 기억은 무엇인지?(가장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 나의 아동기와 관련된 기억은 무엇인지? 청소년기의 경험과 기억이 현재 나와 어떤 연관을 갖고 있는지? 20.. 2023. 6. 26. <133호> 다녀왔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잔디 친하지는 않지만, 어릴 적부터 내가 자라오면서 일 년에 두 세 번은 ‘친척’이라는 이름으로 만나 온 사람들이 총출연하는 자리에 갔다. 태어나서 처음 발 딛는 양평 땅. 운전하면서 본 양평대교 아래 흐르는 큰물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결혼식과 강원도 나들이의 참여자는 나를 포함한 우리 집 십대 초반의 사람 두 명이었는데, 인기가 좋았다. 딸아이에게 나의 어릴 적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단어로 말했다. “어이구, 엄마 닮았네.”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저 웃던 딸아이는 기분이 어땠을지 아직 묻지 않았다. 어쨌든 늘 만나던 장소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나의 엄마를 만나고, 엄마랑 가만히 앉아 밥 먹을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 편안했다. 그래도 두리번거리게 되는 눈길. 연회장 흰 .. 2023. 5. 26. <132호> 그가 나에게 갑자기, 왔다 그가 나에게 갑자기, 왔다. 윤 숲속에 보리수나무의 흰 꽃이 활짝 피어나고 있을까... 밭 한 곁에 옮겨 심어 놓고 아까워서 캐 먹지 못했던 달래 그 몇 뿌리가 이젠 번져 번성하고 있을까... 가로등이 없어 칠흑처럼 깜깜하던 밤, 숲을 비추어주던 달님은 안녕할까. 겨우내 밭에 서 있던 파를 망설이며 뽑아먹던 마음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다시 피어나는 봄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깨어남을 보는 그 시선 자체가 깨어남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나는 봄이고 또, 깨어남이라고, 깨어나고 있다고, 피어나고 있다고 고요한 마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말하고 싶다. 이렇게 삶에서 깨어나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들어주는 친구가 다녀가셨다. 한 달 새 두 분이 갑자기... 십 .. 2023. 4. 24. 이전 1 ··· 4 5 6 7 8 9 10 ··· 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