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살며 사랑하며102 <제94호> 올해에는... _이구원(다사리 장애인자립지원센터 활동가, 회원) 아직 새해 초이고 내가 쓰는 올해 첫 글이라 밝고 희망찬 글을 적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인터넷을 훑어보다 김포에서 일가족이 생활고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기사를 읽게 되었다. 기사의 제목은 “1년 새 70여명 ‘일가족 극단적 선택’... 구멍 못 메우는 복지망”이라 적혀 있었다. 지난 한 해 동안 18가구, 7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생활고에 의해 목숨을 버렸다고 한다. 우선 과연 이러한 빈곤이 만들어낸 희생을 극단적 “선택”이라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선택이라는 건 다른 길이 놓여 있을 때인데 과연 그분들에게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얼마나 있었을까? 내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이 소식을 담은 기사를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빈곤에 희생되어진 .. 2020. 2. 26. <93호> 실패(?)도 내 마음대로 못하는 세상?_이재헌(청년정당 우리미래) “선천적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갖고 나오니까 의지가 좀 약하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얼마 전 공식적인 대담에서 했던 말이다. 이해찬 대표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항상 부족한 존재로 인식한다. 안타깝게도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담당자들도 다르지 않을 때가 많다. 장애인의 삶에서 불편한 일을 지원해주는 장애인활동지원사가 오히려 자신의 가치관대로 이용자(장애인활동지원업무에서 계약을 맺는 장애인을 지칭하는 공식 명칭)의 선택에 개입하는 모습을 적지 않게 보게 된다. ‘잘못된 선택’을 막는다는 이유로 말이다. 한 이용자와 장애인활동지원사가 있다. 최근 자립한 이용자 A는 수입이 많지 않고 임대 아파트에 산다. 그의 장애인활동지원사 B는 몇 년 뒤 임대아파트 계약이 끝나면 A가 큰 아파.. 2020. 1. 28. <제92호>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_이재헌(청년정당 우리미래) 당신은 페미니즘을 어떻게 생각하나? 페미니즘을 반대하는 이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제는 여성이 더 살기 좋은 시대’라고 생각하나? 지난주에 청주에서는 처음으로 남성페미니스트 강연이 있었다. 강연자는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의 저자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였다. 책 제목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의도적으로 과장한 것 같은가? 웃고 나서 몇 초 뒤 웃기지 않은 기억들이 떠올랐다. 단지 후배가 다정하게 대했다는 이유만으로 나에게 호감을 가진 건 아닌가 착각했던 일들이다. 책 속의 남성들은 과거 나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강연의 시작은 박정훈 기자가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되었고 자신은 페미니즘을 잘 안다고 자부하였지만 정작 여성들의 입장에서 공감하지 못했던 자기 고백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리들 누구.. 2020. 1. 8.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