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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살며 사랑하며106

<제98호> 실패할 자유 혹은 그저 사람으로 살아갈 권리_이 구원(다사리 장애인자립지원센터 활동가, 회원) 얼마 전 “도라:욕망에 눈뜨다.”라는 영화를 충북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의 영화모임에서 봤다. 발달장애인의 성, 사랑, 욕망을 주제로 한 이 영화는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기존의 (특히 한국) 영화들과 달리 감동적이거나 긍정적이지만은 않았으며 물 없이 고구마를 먹은 거 같은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었다. 이번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화 자체보다 이 영화가 남겨 주었던 고민을 이야기해 보고 싶다. 내가 이 영화를 보며 평소 고민해 왔던 주제들 중 떠올랐던 것은 바로 ‘실패할 자유 혹은 그저 사람으로 살아갈 권리’이다. 사실 실패할 수 있는 자유는 진보적 장애인운동에서 자립이념을 설명할 때 많이 쓰이는 말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부분 사람들의 삶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오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우리들.. 2020. 7. 28.
<제97호> 5.18 광주의 공동체에 대하여_이구원 5.18 민주화항쟁일이 찾아왔다. 올해에는 박정희 군사쿠데타가 일어났던 5월 16일에 인권연대 숨 회원들과 함께 광주를 다녀왔다. 자립생활을 시작한 뒤부터 5월에 광주를 찾아간 것은 올해로 세 번째이다. 사실 광주를 다녀오기 전까지 나에게 5월 18일은 교과서적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사악한 전두환과 그 무리들의 지시로 행해진 시민들에 대한 학살, 그에 대한 저항과 민주화운동과 같은 개념들이 머릿속에 있었을 뿐이다. 광주를 방문한 후에야 그곳에서의 삶과 죽음, 인간의 존엄성 훼손이라는 폭력의 본질, 남은 이들의 삶과 치유,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진실에 대한 내용들이 가깝게 와 닿게 된 것 같다. 특히 올해에는 광주를 방문하며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번에 다시 생각해 보게 된 주제는 광주.. 2020. 7. 28.
<제46호> 봄이 오는 길목에서... 임경미(옥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불어오는 바람 속에도 유리창에 부딪혀 부서지는 햇살에서도 이제 겨울은 없다. 아직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지만 봄날 가늘게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느껴지는 봄기운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다시 시작 할 수 있을 것 같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 같고, 되돌아와도 늦지 않을 듯한 계절은 봄이 아닐까? 가난한 이들과 장애를 갖은 이들에겐 겨울나기는 참 어려운 계절이다. 지난겨울은 이들에게 더 혹독한 추위와 절망으로 참기 어려운 고통의 나날로 더욱 그러하였다. 확대하여 나가도 모자랄 복지가 유턴을 하고 있다. 유사·중복이라는 미명하에 사회보장제도에도 반하는 행위를 서슴치 않고 가난한 이들과 장애를 갖은 이들의 생명줄과도 같은 활동지원제도와 복지 전반시스템을 가지고 자신들만의 기준의 잣대로 왜.. 2020.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