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살며 사랑하며116 <105호> 2020 그리고 2021_이 구원(회원) 2020년은 나에게 다양한 의미의 한 해였다. 물론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집어 삼킨 한 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것보다 더 다양한 의미로 다가왔던 지난 해였다. 20대에 머물 것만 같았던 나이가 30대의 경계를 완전히 넘었으며 정말 오랜 고민 끝에 기존에 소속되어 있던 단체와 활동들을 그만 두었다. 또 내가 줄곧 회피해 왔던 상처를 잠시나마 제대로 들여다보기도 했었다. 2021년이라는 또 다른 새해의 시작점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지금 지난 시간 속 나와 나의 감정을 뒤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에 대해서 아직 상대적으로 젊기에 무언가를 이야기하기에는 애매한 느낌도 있다. 다만 아이들에게 삼촌 혹은 아저씨라는 말을 듣는 것이 이제 별로 이상하지 않다. 200.. 2021. 1. 27. <104호> 가족이라는 말_이구원(회원) 가족은 나에게 없는 존재나 마찬가지다. 그들에 대해 제대로 모를 뿐 아니라 냉정하게 말하자면 난 가족에 의해 버려졌고 그로 인해 가톨릭교회의 한 종교단체(선교회)에서 26년의 삶을 살아왔다. 물론 내가 살아왔던 공동체에서도 가족 같음을 강조했었고 어릴 때는 그 곳의 분들을 엄마, 아빠 등으로 부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사춘기를 거치고 어른이 되어가며 내가 살았던 공동체가 가족이 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머리가 커가며 늘어만 가는 불편함에 내 주변의 편하고 친한 사람들에게 ‘가족 같은 공동체’가 아니라 ‘가조오옥 같은 공동체’라며 뼈 있는 농담을 하곤 했었다. 뿐만아니라 자립 이후 동료 장애인 분들과 상담을 하며 가족이 장애인 당사자들의 가장 큰 억압의 주체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었다. 그래서일.. 2021. 1. 6. <제101호> 결혼을 앞두고_박윤준(음성노동인권센터 활동가, 회원) 나는 사람을 부른다/그러자 세계가 뒤돌아본다/그리고 내가 없어진다 일본의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의 첫 번째 연애시에 나오는 구절을 기억해냈다. 맞다. 단지 한 사람을 좋아했을 뿐인데, 그를 불러 내 곁에 있어달라고 말했을 뿐인데, 그 일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세계가 나에게 범람해오는 것이었다. 연애는 넘치고, 덮치고, 파괴하는 일의 연속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말을 잃고 새로운 말을 주워섬겨야 했다. 상대는 온 몸의 체중을 실어 상대에게 돌진하는 사람이었다. 슌타로의 시를 빌려 적자면 내가 그를 부르자 세계가 나를 향해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와 부딪혔다.(나는 으스러졌다) 동시에 그는 배려심이 많은 사람인지라 자신의 욕구나 감정에 푹 빠진 채로 나에게 달려온 것이 아니었다. 그는 나에 대해 궁금해.. 2020. 9. 28.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