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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살며 사랑하며106

<104호> 가족이라는 말_이구원(회원) 가족은 나에게 없는 존재나 마찬가지다. 그들에 대해 제대로 모를 뿐 아니라 냉정하게 말하자면 난 가족에 의해 버려졌고 그로 인해 가톨릭교회의 한 종교단체(선교회)에서 26년의 삶을 살아왔다. 물론 내가 살아왔던 공동체에서도 가족 같음을 강조했었고 어릴 때는 그 곳의 분들을 엄마, 아빠 등으로 부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사춘기를 거치고 어른이 되어가며 내가 살았던 공동체가 가족이 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머리가 커가며 늘어만 가는 불편함에 내 주변의 편하고 친한 사람들에게 ‘가족 같은 공동체’가 아니라 ‘가조오옥 같은 공동체’라며 뼈 있는 농담을 하곤 했었다. 뿐만아니라 자립 이후 동료 장애인 분들과 상담을 하며 가족이 장애인 당사자들의 가장 큰 억압의 주체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었다. 그래서일.. 2021. 1. 6.
<제101호> 결혼을 앞두고_박윤준(음성노동인권센터 활동가, 회원) 나는 사람을 부른다/그러자 세계가 뒤돌아본다/그리고 내가 없어진다 일본의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의 첫 번째 연애시에 나오는 구절을 기억해냈다. 맞다. 단지 한 사람을 좋아했을 뿐인데, 그를 불러 내 곁에 있어달라고 말했을 뿐인데, 그 일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세계가 나에게 범람해오는 것이었다. 연애는 넘치고, 덮치고, 파괴하는 일의 연속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말을 잃고 새로운 말을 주워섬겨야 했다. 상대는 온 몸의 체중을 실어 상대에게 돌진하는 사람이었다. 슌타로의 시를 빌려 적자면 내가 그를 부르자 세계가 나를 향해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와 부딪혔다.(나는 으스러졌다) 동시에 그는 배려심이 많은 사람인지라 자신의 욕구나 감정에 푹 빠진 채로 나에게 달려온 것이 아니었다. 그는 나에 대해 궁금해.. 2020. 9. 28.
<제101호> 다시 코로나...그리고 다시 종교_이 구원(다사리 장애인자립지원센터 활동가, 회원) 전 세계에 코로나의 광풍이 몰아치는 와중에도 많은 사람들의 피땀 덕분에 서서히 일상으로 복귀해 나아가고 있던 요즘이었다. 하지만 다시 터진 코로나가 우리의 삶을 흔들어 놓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1차 유행 때와 마찬가지로 종교가 있다. 난 초기 유행 때 원인을 제공한 신천지라는 종교에 대한 비판과 책임은 물어야 하지만 종교에 소속된 개인을 혐오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지금 유행을 일으킨 극우 개신교, 그 확산의 도화선이 된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이야기할 때면 솔직히 증오의 감정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곤 한다. 내가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초기 신천지에 의한 대유행은 코로나라는 감염병 확산 초기였기에 예상 밖의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상.. 2020. 9. 28.